돈줄 마른 항공업계 "현금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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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포인트로 환불받으면
구매액의 10% 더 적립
대한항공, 선불 항공권 판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운항 중단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항공사들이 환불금을 포인트로 대체 지급하는 등 현금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주항공은 항공권 예약을 취소하는 고객이 자사의 ‘리프레시 포인트’로 환불받으면 추가로 포인트를 지급한다고 21일 발표했다. 기간은 오는 6월 30일까지다. 위약금 및 수수료를 제외한 최종 환불 금액과 환불 금액의 10%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마일리지와 포인트는 항공사엔 부채다. 추가 포인트를 지급할수록 부채가 늘어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일단 현금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추가로 제공된 포인트는 1년 내 사용해야 한다. 나머지 환불 포인트의 유효기간은 5년이다. 환불을 대체해 지급된 포인트는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다.

다른 항공사들도 현금 환불 대신 포인트 전환이나 바우처 지급에 적극적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홈페이지에 ‘환불보다 나은 혜택’이라는 공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크레딧 바우처’ 대체 발급을 권유하고 있다. 크레딧 바우처를 받으면 발행일로부터 1년간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다. 신규 항공권 구매 시 10%를 할인해주는 혜택도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이날 선불 항공권 이벤트도 시작했다. 100만~500만원의 선불금을 2년간 맡겨두고 항공권을 구매할 때마다 차감하는 방식이다. 맡겨놓은 금액에 따라 항공권 구매 시 최대 15%를 할인받을 수 있다.

항공사들이 포인트 환불, 선불 항공권 등 다양한 방침을 내놓는 건 그만큼 현금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항공 노선 운항편이 90% 이상 끊기면서 현금 수입이 대폭 줄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항공권 환불 요청까지 몰리면서 유동성 압박이 커졌다”며 “환불로 빠져나가는 현금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선불금으로 현금을 더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