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마이너스 유가 'HTS 오류' 조사…피해 규모 확인

키움증권 "피해자와 연락해 보상협의 진행"
금감원 "비슷한 피해 사례 파악 중"
금융감독원이 마이너스(-) 유가로 발생한 증권사 홈트레이딩서비스(HTS) 오류에 대해 실태 파악에 나섰다. 구체적인 오류 현황과 반대매매에 따른 투자자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키움증권 HTS는 마이너스를 기록한 국제유가를 인식하지 못해 원유(WTI) 선물 거래가 멈추는 오류가 발생했다.키움증권에 따르면 거래가 중지된 상품은 WTI 미니 크루드 오일 선물이다. 해당 상품은 일반 크루드 오일 선물의 절반 규모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00배럴 단위로 미 달러화로 거래된다.

간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WTI 가격은 한국시간 새벽 3시9분께 마이너스 구간으로 내려갔다. 키움증권 HTS가 오류를 일으킨 것도 이때부터다.

국제유가가 역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내려가면서 키움증권 HTS는 가격을 인식하지 못했다. 이 같은 현상은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교보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의 HTS에서도 나타났다. 문제는 원유 선물이 대거 강제 반대매매를 당하면서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됐다는 점이다. HTS 오류로 매도 주문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손쓸 틈 없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피해는 키움증권에서만 있었다. 다른 증권사 투자자들은 가격이 마이너스로 내려가기 전에 상품을 매도하면서 더 큰 손실을 피했다.

키움증권은 사태 파악에 나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과 연락해 피해 규모와 보상 범위 협의에 나섰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며 "보상에 대한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으로부터 관련 내용과 복구 계획 등을 보고 받아 확인 절차에 돌입했다. 또 비슷한 사례가 없는지 다른 증권사를 상대로 파악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키움증권의 보고를 받고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며 "전산오류에 해당하는 만큼 피해 규모와 범위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