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태안 튤립축제 관람객 뚝…화훼농가 울상

하루 평균 관람객 1만명→200명…태안 화훼산업 기반 붕괴 우려
"이러다가 태안지역 화훼농가가 도산하는 것은 물론 화훼산업 기반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
지난 14일 충남 태안군 안면도 꽃지해안공원에서 24일간 일정으로 '2020 태안 세계튤립축제'를 개막한 농업회사법인 네이처의 강항식 대표는 22일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예년 같으면 튤립의 향연을 만끽하려는 단체 관람객들로 붐볐으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눈을 씻고 봐도 관람객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막 이후 21일까지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은 하루 평균 200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1만명이 축제장을 가득 메웠다.
태안 세계튤립축제는 20여 화훼농가로 구성된 농업회사법인 네이처가 2017년부터 해마다 진행하는 4계절 꽃축제 중 하나이다.

축제장인 꽃지해안공원(11만5천500㎡) 연간 임차료가 30억원에 이르지만, 지역 화훼농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축제를 이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축제장을 썰렁하게 만든 것을 넘어 충남 최대 규모인 태안지역 화훼산업 기반마저 위협하고 있다.

태안에서는 태안읍 상옥·송암리를 중심으로 213농가가 165ha에 꽃을 재배한다.

충남 전체의 33%를 점유한다. 이들 화훼농가가 코로나19가 몰고 온 꽃 소비와 수출 급감으로 고사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한 화훼농민은 "그동안 쌓아놓은 태안 화훼산업의 명성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그래도 강항식 대표를 비롯한 네이처 임직원과 화훼농민들은 희망을 접지 않은 채 손님맞이 준비와 코로나19 차단에 분주하다.

축제장을 정기적으로 방역 소독하고 입구에는 손 소독제를 비치했으며 많지 않은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거리 유지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강 대표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다음 달 5일까지 연장됐으나, 날씨가 따뜻해지면 안면도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할 것이고 축제장을 찾는 관람객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