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롯데 7개 쇼핑몰 통합 롯데ON…구매패턴 분석해 상품 추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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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A씨가 스마트폰을 들고 롯데ON을 켰다. 전날 주문한 선크림과 유기농 현미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챗봇이 “어제 주문하신 상품의 배송이 궁금하신가요”라며 알은체를 한다. 배송 상황을 확인하고 나니 앱 페이지 아래쪽에 유기농 파프리카와 양배추 화면이 뜬다. AI 분석으로 A씨에게 필요한 상품을 제시한 것이다. 채식을 위한 요리법도 나온다. 얼마 전부터 A씨가 건강을 위해 채식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앱은 알고 있었다. A씨는 롯데ON의 추천 서비스를 통해 추가로 상품을 구매한다. 롯데ON 사용자의 실제 모습이 어떨지 미리 그려본 것이다.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에서는 이달 말 온라인쇼핑 통합플랫폼 롯데ON을 선보인다.
롯데의 통합 온라인몰롯데ON은 롯데그룹 7개 온라인 쇼핑몰(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롯데닷컴,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을 한 곳에 모아놓은 것이다. 다른 e커머스(전자상거래)와의 차별화 포인트는 개인 맞춤형 솔루션에 있다. 롯데ON은 소비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쉽고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소비자 중심형’ 쇼핑 앱을 지향한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400여 가지 속성값의 데이터로 전환해 AI가 취향을 분석한다.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준다. 롯데ON 모바일 앱이 퍼스널 쇼퍼(고객의 취향, 나이, 직업 등을 고려해 적합한 물건을 추천해주는 쇼핑 전문가) 역할을 한다. 이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기존 롯데의 유통사업 노하우와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국내에서 40여 년간 유통사업을 하면서 소비자 데이터를 쌓았다. 약 3900만 회원이 있다. 국민의 80%가량에 해당한다. 롯데쇼핑은 이들이 발생시키는 데이터를 새로운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롯데ON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에서 소비자의 행동과 구매 정보에 숨어 있는 규칙을 찾았다. 이 규칙을 유형화했다. 예컨대 롯데백화점에서 레저 스포츠 용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롯데마트에서 여행용 캐리어를 샀다고 하자. 이런 사례가 다수 발생하면 AI는 이를 ‘유형화’한다. 롯데ON은 이를 파악해 수영복을 구매한 사람에게 여행용 캐리어를 추천하는 식이다. 이런 유형화는 소비자의 구매 데이터가 많을수록 정교해진다. 통계 조사를 할 때 모수가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원리다.
롯데ON은 소비자의 구매뿐 아니라 행동 패턴도 학습한다. 예컨대 롯데마트 온라인 장바구니에 사과를 담아두고 구매하지 않은 소비자가 있다면, 그 사람이 자주 방문하는 인근 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 사과 행사가 있을 때 이를 알려준다. 이 소비자가 롯데백화점에서 실제 사과를 구입하면 롯데마트나 롯데슈퍼에서 판매하는 사과 상품은 일정 기간 추천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너무 많은 상품 추천을 해 피로도를 높이지 않기 위해서다.빅데이터 활용한 맞춤한 추천
롯데는 국내 1위 유통기업이다. 하지만 온라인에선 유독 힘을 못 쓴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통 계열사들이 그동안 온라인몰을 제각각 운영해 힘이 분산된 탓이 컸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18년 8월 유통 계열사 중 맏형 격인 롯데백화점이 나서 계열사별 온라인몰 통합 작업을 했다. 그 첫 결과물이 롯데ON이다. 계열사 앱을 하나로 합치기에 앞서 로그인부터 통합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롭스 롯데닷컴 등 7개사 앱 중 하나에만 로그인하면 다른 앱으로 이동해도 따로 로그인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지난해 로그인만 합쳤는데도 성과가 났다. 한 달 만에 거래액이 약 30% 증가했다. 하루평균 방문객(트래픽)은 400만 명에 이르렀다. 로그인 통합 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롯데는 오프라인 매장 소비자들이 대거 온라인 신규 회원으로 들어온 것으로 평가했다. 새로 가입한 회원의 약 70%가 롯데마트, 롯데슈퍼 같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한 결과였다. 롯데 관계자는 “전국 1만10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온라인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e커머스 전문 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롯데만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좋은 요리는 좋은 재료에서 시작한다. 좋은 재료를 살려주는 것은 요리사의 능력이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수집한 이후의 활용이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3900만 명의 회원을 유치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하는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일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롯데ON은 롯데가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물음에 답하는 결과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신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동시에 온·오프라인 채널의 빅데이터 융합 창구가 될 것으로 롯데는 전망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롯데의 통합 온라인몰롯데ON은 롯데그룹 7개 온라인 쇼핑몰(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롯데닷컴,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을 한 곳에 모아놓은 것이다. 다른 e커머스(전자상거래)와의 차별화 포인트는 개인 맞춤형 솔루션에 있다. 롯데ON은 소비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쉽고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소비자 중심형’ 쇼핑 앱을 지향한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400여 가지 속성값의 데이터로 전환해 AI가 취향을 분석한다.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준다. 롯데ON 모바일 앱이 퍼스널 쇼퍼(고객의 취향, 나이, 직업 등을 고려해 적합한 물건을 추천해주는 쇼핑 전문가) 역할을 한다. 이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기존 롯데의 유통사업 노하우와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국내에서 40여 년간 유통사업을 하면서 소비자 데이터를 쌓았다. 약 3900만 회원이 있다. 국민의 80%가량에 해당한다. 롯데쇼핑은 이들이 발생시키는 데이터를 새로운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롯데ON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에서 소비자의 행동과 구매 정보에 숨어 있는 규칙을 찾았다. 이 규칙을 유형화했다. 예컨대 롯데백화점에서 레저 스포츠 용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롯데마트에서 여행용 캐리어를 샀다고 하자. 이런 사례가 다수 발생하면 AI는 이를 ‘유형화’한다. 롯데ON은 이를 파악해 수영복을 구매한 사람에게 여행용 캐리어를 추천하는 식이다. 이런 유형화는 소비자의 구매 데이터가 많을수록 정교해진다. 통계 조사를 할 때 모수가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원리다.
롯데ON은 소비자의 구매뿐 아니라 행동 패턴도 학습한다. 예컨대 롯데마트 온라인 장바구니에 사과를 담아두고 구매하지 않은 소비자가 있다면, 그 사람이 자주 방문하는 인근 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 사과 행사가 있을 때 이를 알려준다. 이 소비자가 롯데백화점에서 실제 사과를 구입하면 롯데마트나 롯데슈퍼에서 판매하는 사과 상품은 일정 기간 추천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너무 많은 상품 추천을 해 피로도를 높이지 않기 위해서다.빅데이터 활용한 맞춤한 추천
롯데는 국내 1위 유통기업이다. 하지만 온라인에선 유독 힘을 못 쓴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통 계열사들이 그동안 온라인몰을 제각각 운영해 힘이 분산된 탓이 컸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18년 8월 유통 계열사 중 맏형 격인 롯데백화점이 나서 계열사별 온라인몰 통합 작업을 했다. 그 첫 결과물이 롯데ON이다. 계열사 앱을 하나로 합치기에 앞서 로그인부터 통합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롭스 롯데닷컴 등 7개사 앱 중 하나에만 로그인하면 다른 앱으로 이동해도 따로 로그인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지난해 로그인만 합쳤는데도 성과가 났다. 한 달 만에 거래액이 약 30% 증가했다. 하루평균 방문객(트래픽)은 400만 명에 이르렀다. 로그인 통합 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롯데는 오프라인 매장 소비자들이 대거 온라인 신규 회원으로 들어온 것으로 평가했다. 새로 가입한 회원의 약 70%가 롯데마트, 롯데슈퍼 같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한 결과였다. 롯데 관계자는 “전국 1만10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온라인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e커머스 전문 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롯데만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좋은 요리는 좋은 재료에서 시작한다. 좋은 재료를 살려주는 것은 요리사의 능력이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수집한 이후의 활용이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3900만 명의 회원을 유치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하는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일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롯데ON은 롯데가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물음에 답하는 결과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신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동시에 온·오프라인 채널의 빅데이터 융합 창구가 될 것으로 롯데는 전망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