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재산범죄 '사기·횡령' 나홀로 증가…3년간 16% 증가

사진=연합뉴스
강력·폭력·교통범죄 등 주요 범죄가 매년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사기·횡령 등 재산범죄는 최근 3년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불황형 범죄’가 증가하는 셈이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만 65세 이상 피의자 수도 매년 늘고 있다.

2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9년 재산범죄 발생 건수는 62만7558건으로 집계됐다. 전년(57만6939건) 대비 8.7% 증가했다. 2017년(54만514건)과 비교하면 16.1% 늘었다.지난해 범죄 건수를 2년 전(2017년)과 비교해보면 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강력범죄는 3만5954건에서 3만5046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폭행·상해 등 폭력범죄 역시 23만8163건에서 23만2114건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교통범죄 발생 건수(50만939건→40만4962건)는 19.2% 떨어졌다.

재산범죄 중에선 사기와 횡령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발생한 사기범죄는 총 31만3524건으로 2017년(24만864건)보다 30.2% 급증했다. 같은 기간 횡령도 5만2250건에서 6만718건으로 16.2% 크게 늘었다.

사기와 횡령 등은 불황형 범죄로 꼽힌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재산범죄를 저지를 유인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의 발달으로 범죄수법이 점차 지능화된 것도 한몫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등을 통한 각종 피싱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등 타인을 쉽게 속일 수 있는 수단이 마련돼 사기범죄가 늘었다는 분석이다.노인인구 비율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고령 범죄자도 늘고 있다. 만 65세 이상 고령범죄자는 2017년 12만562명에서 2019년 14만4735명으로 증가했다. 강력·폭력·재산·범죄 등 모든 유형의 범죄군에서 고른 오름세를 보였다.

여성범죄자도 많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여성이 저지른 범죄는 총 35만8278건이었다. 2017년엔 34만5703건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남성범죄자가 월등히 많다. 전체 범죄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기준 20.9%다.

여성과 아동 등 사회 취약계층이 범죄 피해자로 고통받는 경향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여성 범죄피해자는 46만5775명으로 2017년(42만6336건) 대비 9.2% 늘었다. 특히 강력범죄 피해자의 89.2%(2019년 기준)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재산·교통범죄 피해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30~40% 수준인데 반해 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흉악범죄에 시달리고 피해자들은 유독 여성이 많은 셈이다.만 13세 미만 아동피해자 발생 건수는 같은 기간 1만3508건에서 1만4348건으로 늘었다. 아동이 재산범죄와 교통범죄 피해를 입는 경우는 줄었고 강력범죄와 폭력범죄 피해를 당하는 경우는 증가하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