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억 피해 군포물류센터 화재, 외국인근로자 담배꽁초 때문"

경찰, 실화 피의자 튀니지인 체포…분리수거장에 꽁초 버린 뒤 18분 만에 불길

경찰이 약 220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군포 물류센터 화재' 피의자로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긴급체포했다.
경기 군포경찰서는 22일 중실화 혐의로 튀니지 국적 A(29)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전날 오전 10시 10분께 한국복합물류 군포터미널 내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담배꽁초를 버려 옆 건물 E동에 불을 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CCTV 영상을 분석해 A씨가 분리수거장에서 담배를 피운 뒤 종이상자와 나무 등이 쌓인 쓰레기 더미에 꽁초를 던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약 18분 후 꽁초가 버려진 지점에서 불길이 피어올랐고, 불은 때마침 붙어온 강풍을 타고 옆 건물 E동 1층으로 옮겨붙었다.

당시 군포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었다.

경찰은 A씨가 버린 담배꽁초 외에 화재를 일으킬 만한 다른 요인이 없다고 보고 A씨를 피의자로 특정해 긴급체포했다.A씨는 2개월 전부터 E동에 입주한 모 업체에서 근무해왔으며 불법체류자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연면적 3만8천여㎡인 건물의 절반 이상이 불에 타면서 소방서 추산 약 22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소방당국은 재산피해 규모를 애초 3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하지만 불이 건물 5층으로 번지며 피해 규모가 크게 늘었다.

건물에는 8개 입주 업체의 가구와 의류 등 상품들이 다수 보관돼있던 데다 이들 상품은 불에 타지 않더라도 스프링클러에서 나온 물에 젖을 경우 못쓰게 돼 피해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본 업체들의 화재보험 가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밤샘 진화 작업을 벌여 화재 발생 17시간여만인 이날 오전 3시 45분께 큰 불길을 잡은 뒤 낮 12시 25분께 남은 불을 모두 껐다.
소방 당국은 불이 난 직후 최고 단계 경보령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해 인원 430여명과 소방헬기, 펌프차 등 장비 150여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강한 바람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 당국은 조만간 경찰 등과 합동 감식을 벌여 화재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