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역사 영국의회도…팬데믹에 각국 의회 '원격 표결' 수용
입력
수정
'가상 의회' 도입 영국, 원격표결 채택…"기립·아유 등 특유 규율은 적용 불가"
유럽 각국 의회서도 '거리두기'…미 민주, '대리투표' 규칙개정 준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영국 의회가 '원격 표결' 방식을 도입하는 등 각국이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이용한 '가상 의회'를 도입한 영국 의회가 이번엔 원격으로 진행되는 법안 표결 방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700년 역사의 영국 의회는 코로나19 라는 전례 없는 사태로 의사 일정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도 의회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화상 회의를 시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의회 표결에까지 화상 회의 앱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하원 보수당 대표인 제이콥 리스-모그 의원은 새로운 '안전장치'가 완벽하거나 영구적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필수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1349년 흑사병이 창궐했을 당시 의회가 중단됐던 것을 언급하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는 "현대 기술 덕분에 근본적인 헌법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획기적인 '가상 의회' 방안을 수용하기로 한 의원들의 초당적 합의에도 감사를 전했다. 영국 정부는 투표 과정의 결함이나 해킹 우려가 불식되기 전까지는 압도적인 찬성을 받아 통과할 수 있는 법안만 원격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이러한 가상 의회에서 평의원 석에 앉은 의원들이 야유를 보내거나 발언권을 얻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가 앉는 모습도 새로운 '줌 의회'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의회에서는 '대리 투표' 방식의 원격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지도부는 231년 미국 의회 사상 최초로 원격 투표가 가능하도록 의회 규칙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총무는 의원들이 직접 의회에 갈 수 없을 경우에 임시로 다른 의원을 지명해 대리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규칙에 대해 오는 23일 표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이 계획에 반대한다면서 소속 의원들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주장했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는 민주당 표결만으로도 해당 규칙이 통과될 수 있다.
반면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젊은 의원들은 원격 투표로 전체 의석의 3분의 1을 차지한 65세 이상의 동료 의원들을 보호하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의회 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리투표는 의회에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이 서면으로 투표를 작성하고, 이를 의회에 출석한 동료 의원에 의해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호이어 의원은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더 나아가 페이스타임이나 줌과 같은 화상회의를 이용한 표결과 청문회 소집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이 시기를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동시에 의회의 모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세계 각국 의회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맞아 새로운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독일과 아일랜드 하원과 폴란드, 이탈리아, 프랑스의 입법 심의기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유지하면서 대면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또 캐나다 의회는 매주 대면 회의 1회, 화상 회의 2회를 혼합해 진행하며, 각국에 발이 묶인 유럽의회 의원들은 전자우편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등 온라인으로 의회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놀라울 정도로 순조롭게 이뤄졌다면서도 서로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레바논에서는 의원들이 한달여만에 열린 텅 빈 극장에서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만나 의회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유럽 각국 의회서도 '거리두기'…미 민주, '대리투표' 규칙개정 준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영국 의회가 '원격 표결' 방식을 도입하는 등 각국이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이용한 '가상 의회'를 도입한 영국 의회가 이번엔 원격으로 진행되는 법안 표결 방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700년 역사의 영국 의회는 코로나19 라는 전례 없는 사태로 의사 일정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도 의회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화상 회의를 시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의회 표결에까지 화상 회의 앱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하원 보수당 대표인 제이콥 리스-모그 의원은 새로운 '안전장치'가 완벽하거나 영구적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필수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1349년 흑사병이 창궐했을 당시 의회가 중단됐던 것을 언급하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는 "현대 기술 덕분에 근본적인 헌법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획기적인 '가상 의회' 방안을 수용하기로 한 의원들의 초당적 합의에도 감사를 전했다. 영국 정부는 투표 과정의 결함이나 해킹 우려가 불식되기 전까지는 압도적인 찬성을 받아 통과할 수 있는 법안만 원격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이러한 가상 의회에서 평의원 석에 앉은 의원들이 야유를 보내거나 발언권을 얻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가 앉는 모습도 새로운 '줌 의회'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의회에서는 '대리 투표' 방식의 원격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지도부는 231년 미국 의회 사상 최초로 원격 투표가 가능하도록 의회 규칙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총무는 의원들이 직접 의회에 갈 수 없을 경우에 임시로 다른 의원을 지명해 대리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규칙에 대해 오는 23일 표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이 계획에 반대한다면서 소속 의원들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주장했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는 민주당 표결만으로도 해당 규칙이 통과될 수 있다.
반면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젊은 의원들은 원격 투표로 전체 의석의 3분의 1을 차지한 65세 이상의 동료 의원들을 보호하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의회 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리투표는 의회에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이 서면으로 투표를 작성하고, 이를 의회에 출석한 동료 의원에 의해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호이어 의원은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더 나아가 페이스타임이나 줌과 같은 화상회의를 이용한 표결과 청문회 소집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이 시기를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동시에 의회의 모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세계 각국 의회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맞아 새로운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독일과 아일랜드 하원과 폴란드, 이탈리아, 프랑스의 입법 심의기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유지하면서 대면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또 캐나다 의회는 매주 대면 회의 1회, 화상 회의 2회를 혼합해 진행하며, 각국에 발이 묶인 유럽의회 의원들은 전자우편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등 온라인으로 의회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놀라울 정도로 순조롭게 이뤄졌다면서도 서로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레바논에서는 의원들이 한달여만에 열린 텅 빈 극장에서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만나 의회를 진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