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코로나 때문에 졌다, 이렇게 격차 날 줄 몰랐다"

"고개 못 들 정도로 면목 없어"
공천실패 책임론에 선 긋기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참패한 것과 관련해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22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고개를 못 들 정도로 면목이 없다. 큰 책임을 통감한다"며 "함께했던 공천관리위원들, 공천에서 떨어진 사람들, 그리고 본선에서 낙마한 사람들 모두에게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뿐이다"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의석수 과반 정도는 넘길 것 같았다"면서도 "이 정도로 격차가 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총선 참패 원인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가진 무기는 입뿐인데,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됐다. 내가 봐도 참 아까운 사람들, 또 당선이 가능하리라고 봤던 사람들마저 줄줄이 낙마했다. 특히 공들여서 영입하고 공천했던 신인들에겐 스스로를 알릴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통합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연재 변호사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2~4% 박빙 지역에 우리 당 멀쩡한 후보들 다 날리고 타당 출신 후보들을 꽂았다"면서 "결국 100% 전멸했다"고 김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강 변호사는 "이길 수 있는 중진들도 갑자기 여기저기 지역을 바꿔 꽂아서 양쪽 다 패배"라면서 "이것이 이기는 공천, 혁신공천인가? 김형오는 당장 석고대죄하시라"고 했다.

실제로 공관위와 지도부의 요구에 따라 험지로 출마한 정우택(충북 청주상당)·김병준(세종을)·이종구(경기 광주갑)·이혜훈(서울 동대문을)·황교안(서울 종로)·유정복(인천 남동갑) 후보는 모두 낙선했다.또 통합당 민경욱 의원은 공관위의 컷오프와 공천무효 결정 등으로 선거에 집중할 수 없었고 민주당 정일영 당선인에게 2.29%포인트 차이로 낙선했다.

김재경 통합당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은 그 직에서 물러나는 정도로 무마되어서는 안 된다"며 "(황교안 전 대표와 김형오 전 위원장은) 나라와 당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탈당 또는 정계 은퇴, 그 이상의 엄중한 책임을 져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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