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에코헬릭스, 친환경·아름다움 모두 갖춘 '화장품 디스펜서 펌프'

화장품 소비자들 사이에선 ‘용기도 화장품’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아름다운 디자인을 갖춘 화장품 용기는 소비자의 심미적 욕구를 만족시키고, 브랜드 저마다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화장품 제조업체들이 화장품의 성능뿐만 아니라 용기 디자인에까지 공을 들이는 이유다.

화장품 용기는 성형이 쉬운 플라스틱 소재를 주로 사용한다. 전체 플라스틱 제품의 약 47%가 화장품 용기와 포장재로 사용될 만큼 플라스틱과 화장품은 불가분의 관계다. 하지만 쓰고 버려진 플라스틱이 환경 공해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화장품 용기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친환경성까지 고려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플라스틱 스프링 펌프, 틀을 깨다”

화장품 용기 전문기업 하나가 지난해 6월 선보인 ‘하나 에코헬릭스’는 친환경 기능과 심미성을 모두 갖춘 화장품 디스펜서 펌프 제품이다. 이 업체는 하나 에코헬릭스 개발을 시작한 지 약 4개월 만에 세계 최초로 나선형 DNA구조 플라스틱 스프링을 적용한 친환경 화장품 디스펜서 펌프의 상용화에 성공했다.기존 메탈 스프링 디스펜서는 펌프 안에 사용되는 메탈 스프링을 제거하기 어려워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했다. 반면 하나 에코헬릭스에는 메탈 스프링 대신 플라스틱 소재의 스프링이 들어 있어 폐기 시 분리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 플라스틱 스프링은 탄성도와 복원력은 메탈 스프링보다 우수하면서 원가는 비교적 저렴한 게 특징이다. 1회 토출량은 0.2㏄, 1.0㏄, 3.0㏄, 4.0㏄ 등으로 다양하다. 에센스부터 리퀴드파운데이션, 보디용 제품, 샴푸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이 가능한 이유다.

하나는 나선형 DNA구조 플라스틱 스프링의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제품의 토출량은 향후 고객 업체의 요청에 따라 다양하게 개발될 예정이다. 하나 관계자는 “디스펜서 펌프는 그동안 재생 불가 폐기물로 분류돼 폐기 비용과 에너지가 들어가는 것은 물론 재생 가능한 자원의 낭비로 이어져 왔다”며 “친환경 디스펜서 펌프의 양산체제에 돌입해 환경 보호는 물론 자원 절약까지 이어지는 지속 가능 경영을 실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스마트 팩토리, 글로벌 시장 공략하나는 하나 에코헬릭스의 원활한 생산을 위해 경기 화성시 전곡산업단지에 약 3만5000㎡ 규모의 전용 스마트 팩토리를 조성 중이다. 새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부터 조립, 물류까지 자동으로 제어가 가능해진다. 이곳에서 연간 8억 개에 달하는 하나 에코헬릭스를 생산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는 내년 하나 에코헬릭스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친환경 디스펜서 펌프 제품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어 2022년 이후 미국과 중국, 유럽 현지에 생산 공장을 추가할 방침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제품 문의도 꾸준하다. 미국 E화장품 그룹은 파운데이션과 보디제품에 하나 에코헬릭스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순차적인 출시를 목표로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세계적인 소비재 그룹인 P사, U사, J사, L사 등도 하나 에코헬릭스를 적용하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강성일 하나 회장은 “상업 금형이 최종 완료되는 올 2분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소비재 기업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 활동에 돌입할 방침”이라며 “글로벌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 전 세계에서 최고의 친환경 제품 생산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