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성추행 오거돈 부산에 먹칠"…민주당 "고개숙여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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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부산시당 "오거돈, 사퇴 넘어 수사받아야"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이 "부산시민에게 분노와 수치를 안겨줬다"며 "부산에 제대로 먹칠을 했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징계절차 신속히 진행할 것"
이주환 통합당 부산시당 수석대변인은 23일 발표한 논평에서 "오 시장은 사퇴를 넘어 명백히 수사를 진행해 죄값을 받아 상처받은 여성, 부산시민의 울분을 풀어줘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이 대변인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이어 2번째 사례의 오명을 받았다"며 "4·15 총선에서 압승하여 더욱 기세가 등등해진 민주당이 앞으로 이러한 성추행을 얼마나 더 벌일지 참 안타까울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의 미투 사건은 끊이지 않게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 6월 부산지역 민주당 소속 지역위원회 간부가 여성 기초의원 성추행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 2018년 3월에는 민주당 부산시당이 2017년 대선과정에서 발생한 성추행사건으로 가해자 2명을 제명했다"고 회상했다.
또 "2018년 4월 지방선거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A기초자치단체장 예비후보가 자신을 수행하는 캠프 관계자를 폭행하는 등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다"고 겨냥했다.그러면서 "이런 행태는 여성을 위한 여성인권 향상과 여성보호를 최우선 한다는 민주당의 이중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재차 민주당을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고개를 숙였다. 이날 민주당 부산시당은 성명을 통해 "오거돈 부산시장의 사퇴와 관련된 사태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이같이 불미스러운 일로 시민들께 큰 충격을 드린 데 대해 고개 숙여 사죄하며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부산시당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해 해당인이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고, 이와 관련된 징계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윤리의식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제도적인 보완에도 나서겠으며, 부산시정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책임을 다하겠다"고 전했다.앞서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죄스러운 말씀을 드린다. 저는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그는 "저의 행동이 경중에 상관없이 어떤 말로도 용서받지 못할 행위임을 안다"며 "이런 잘못을 안고 위대한 부산시민이 맡겨주신 시장직을 더 수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어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남은 삶을 사죄하고 참회하면서 평생 과오를 짊어지고 살겠다"며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다"며 흐느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