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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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판매 늘어난 ELS 겨냥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이 23일 은행 등 금융권의 고위험 상품 판매 재개 움직임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시장 민감도가 높은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상품 판매가 다시 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불안전판매 없게 신중 권유"
손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권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금융회사들이 금융상품의 손익구조와 원금 손실 위험 등을 투자자에게 충분히 설명해 불완전판매가 없도록 신중하게 투자 권유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금융권의 움직임을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빗대 설명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손 위원장은 “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데도 고위험·고수익 금융상품 판매가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줄었다고 함부로 야외나 집단 활동을 재개하면 안 되는 것처럼, 금융시장이 초기 공포에서 벗어났다고 고객을 고위험 상품으로 인도해선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손 부위원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은행과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ELS 관련 상품 판매가 다시 늘고 있는 상황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달 들어 증권업계에서는 신규 발행 ELS에 당초 모집액을 초과하는 투자금이 몰려드는 현상이 잦아졌다. 지난달 주요 지수가 크게 하락하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판단에 ELS를 찾는 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엔 연 수익률 10% 이상을 내건 ELS도 등장했다. ‘ELS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통지)’ 이슈로 한동안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던 증권사들이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ELS 발행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한동안 ELS 등 고위험 상품 판매를 자제했던 은행권도 움직임이 달라졌다. 은행들은 지난해 ELS를 담은 주가연계신탁(ELT) 등 고위험 상품에 대한 당국의 판매 제한 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이달 들어선 ELS와 비슷하지만 위험도를 다소 낮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중심으로 판매액이 다시 늘고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