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도 1조 수혈 받는다

산은·수출입銀 긴급 지원
'마이너스통장' 형식 한도대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대한항공 채권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에 1조원대 자금을 긴급 지원한다. 사흘 전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데 이어 대형 항공사에 대한 두 번째 지원이다.

23일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항공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1조원대 자금지원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에 공급되는 자금 규모는 1조원이 넘지만 아시아나항공보다는 다소 작다”고 말했다. 지원에는 아시아나항공에서처럼 ‘마이너스 통장’ 형식의 한도대출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필요한 곳이 있을 때 알아서 쓸 수 있도록 해주는 방식이다. 보증과 영구채 매입도 포함됐다. 채권단이 영구채를 사주면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이번 지원은 지난 22일 정부가 내놓은 40조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할 것을 우려해 결정됐다. 항공업계에 대규모 자금이 흘러들어가기 위해서는 산업은행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국회에서 법을 바꿀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타격으로 피해가 심각한 항공업계에서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10조원 안팎의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세계 183개국이 국경을 닫으면서 항공사의 운항·여객·화물 수요가 크게 줄었다.

이달 둘째 주 국제항공 여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1% 감소했다. 7개 저비용항공사(LCC) 중 제주항공을 제외한 6개 항공사는 국제 정기편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금융권 관계자는 “기금이 조성되기 전까지 항공업계가 버틸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며 “대규모 지원계획이 실행에 옮겨지기 전에 먼저 지원을 하겠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박종서/이선아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