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세상] 쿠팡, 매출 급증에 수익성 개선…'한국판 아마존' 되나

생각하기와 글쓰기

▶국가경제에서 유통은 어떤 역할과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자.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지난해 큰 폭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뤄낸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의 늪에 빠져 한때 ‘곧 망할 것’이란 얘기를 들었던 쿠팡은 이제 ‘한국의 아마존’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7조153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대비 64.2% 증가했다. 작년 국내 e커머스 기업 중 단연 최고의 성장률이다. 쿠팡의 작년 거래액은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9조원 안팎인 G마켓, 11번가를 뛰어넘어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이 됐다.

매출, 거래액 등 외형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적자 규모다. 전년 1조1279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7205억원으로 줄었다. 1년 만에 적자를 4000억원 이상 덜어냈다. 쿠팡의 영업손실률은 기존 25.9%에서 10.1%로 대폭 개선됐다. 7000억원 이상 손실을 내고도 ‘잘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쿠팡의 2015년 영업손실률은 48.2%까지 악화됐다. 100원어치를 팔면 48원이 손해였다. 이 손실률이 2017년 23.7%로 개선되는가 싶더니, 2018년 25.9%로 다시 악화됐다. 매출 4조원을 올린 대가는 1조원대 적자였다. 이 추세라면 작년 적자 규모는 1조7000억원에 달했어야 했다. 하지만 쿠팡은 적자를 7000억원대로 줄였다.

수익성 개선 비결은 고정비의 ‘통제’였다. 쿠팡의 적자는 매출보다 인건비와 운반비 등 고정비가 더 크게 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작년에는 고정비가 매출이 증가하는 만큼 늘지 않았다.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재정 문제는 여전히 과제다. 적자 규모를 줄였다 하지만, ‘자립’할 수 있을 만큼은 아니기 때문이다. 흑자를 낼 때까지는 버텨야 한다는 얘기다.

안재광 한국경제신문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