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수입 0원"…코로나19에 독립영화계 흔들

대형 극장 재개봉 영화 상영에 독립 영화 설자리 없어
-코로나19 이후 독립영화인 절반 이상 수입 0원
-비영리 단체, 제작사 등 매출 50~100% 급감
-정부 영화산업 대책에서 독립영화계 입장 배제 비판 목소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극장가에 '재개봉'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라라랜드', '어벤져스' 시리즈 등은 최근 재개봉 되면서 박스오피스 1,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하루 관객 수가 여전히 2만명 안팎일 정도로 꽁꽁 얼어붙었고, 신작 실종에 재개봉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했다.그동안 개봉을 미뤘던 영화들도 조심스럽게 개봉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이달 말에는 황금연휴를 앞두고 '트롤' '호텔 레이크' '마이 스파이' '킹덤' 등 신작들이 개봉한다.

대형 배급사들도 5월 말, 6월 초에 중급 규모의 영화 개봉을 검토 중이다.

극장은 '입에 풀 칠'을 하는 수준이 됐지만 "수입 0원"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독립영화인들의 이야기다. 독립영화계에 종사하는 이들 중 42%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3개월째 수입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는 '코로나19 독립영화 공동행동'이 이달 6∼12일 독립영화 단체 및 기업 23곳과 개인 5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피해 실태 조사를 해 22일 발표한 결과다.

영화계 전반이 힘에 겨워하고 있지만 유독 독립영화계는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제작에 참여하는 스태프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아카데미 등에서 교육을 하고 있는 이들은 강의들이 취소되면서 '밥 벌이'를 잃었다.

이들은 독립영화 산업의 핵심을 구성하는 개인 프리랜서들은 각종 사회안전망의 외곽에 있어 당장의 생계를 위협받는 절대적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비영리 영화 단체와 영세한 독립영화 제작사·배급사, 극장 전체가 사업의 운영을 유지할 수 없는 정도로 활동이 위축되고, 50%에서 100%까지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영화산업 피해 긴급 지원대책은 영화계 전반이 겪고 있는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대책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또 이들은 "극장들의 무분별한 재개봉 영화 상영으로, 새로 개봉하는 독립 영화가 설 자리가 없다"며 "재개봉 영화 상영 제한이 필요하다"라고도 주장했다.

코로나19 독립영화 공동행동 측은 "정부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개인, 단체, 기타 종사자에 대한 긴급 구제 기금을 조속히 편성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극장 영화발전기금 부과금 90% 감면, 제작·개봉이 연기된 영화 지원, 200개 영화관 특별전 개최 지원 및 영화 할인권 130만장 제공 등을 담은 17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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