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타고 흐르는 브로드웨이·웨스트엔드 名作의 감동

웨버 뮤지컬 '러브 네버 다이즈'
25일 유튜브 공개 후 200만 클릭
영국 국립극장·'태양의 서커스' 등
매주 한 편씩 신작 온라인 공개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에 공개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러브 네버 다이즈’ 공연 실황 영상. 유튜브 캡처
“음악이 사람들에게 큰 힘을 줄 수 있다고 항상 믿어왔습니다. 지금은 사람들에게 음악과 예술가들의 창의성을 경험하게 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으로 잘 알려진 영국 출신 뮤지컬 작곡가이자 제작자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지난달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이어 지난 3일 개설한 유튜브 채널 ‘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을 통해 매주 금요일 오후 7시(한국시간 기준 토요일 오전 3시)마다 그가 제작한 뮤지컬 작품의 공연 실황 영상을 한 편씩 48시간 동안 공개하고 있다.반응은 폭발적이다. 구독자 수는 111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17일 상영한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의 조회 수는 1000만 건을 넘어섰다. 이어 25일 새벽 3시(한국시간)에 ‘오페라의 유령’ 속편 ‘러브 네버 다이즈’가 공개됐으며, 조회 수는 26일 오후 6시 기준으로 200만 건을 넘어섰다. ‘러브 네버 다이즈’는 ‘오페라의 유령’ 10년 후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2010년 3월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의 아델피 극장에서 초연했다. 이번 실황 영상에서 팬텀은 벤 루이스, 크리스틴은 애나 오번이 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전 세계 사람들을 위로하고 응원하기 위해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의 뮤지컬·연극 명작들이 온라인 공연으로 제공되고 있다. 유명 제작자와 단체들이 잇달아 유튜브 등에 채널을 열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뿐 아니라 각 배우와 음악가들이 집에서 노래를 부르고 촬영한 ‘홈페스트(Home Fest)’ 영상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영국 국립극장은 매주 목요일에 연극 한 편씩을 선보인다. 지난 23일부턴 셰익스피어의 ‘십이야’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도 2주마다 셰익스피어 명작을 올리고 있다. 다음달 3일까진 ‘로미오와 줄리엣’을 상영한다. 세계 최고 아트 서커스로 꼽히는 ‘태양의 서커스’는 매주 토요일 유튜브에서 60분짜리 실황 영상을 공개한다. 구독자 수는 67만 명에 달한다.‘홈페스트’ 영상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런던극장연합회의 유튜브 채널엔 웨스트엔드 배우들이 모여 만든 다양한 홈페스트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맘마미아’ ‘드림걸즈’ 등의 넘버(삽입곡)를 올렸다. 배우들이 각자 집에서 노래하고 익살스런 춤을 추기도 한다. 댓글엔 “마치 한 편의 공연을 보는 것 같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웨버도 SNS에 홈페스트 영상을 올리고 있다.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함께 노래하자”고 유도한다.

공연 영상들이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독자적인 플랫폼도 만들어진다.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인기 뮤지컬과 연극을 한데 모은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가 다음달 중순 출범할 예정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