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로 1.5km 구간 보행로 대폭 확장…차로 12개→9개 축소

세종대로사거리∼시청앞∼숭례문∼서울역교차로 보행공간 확대
대한문 앞 광장 2배로 늘려 '역사문화광장' 조성
서울시는 대한민국의 중심부인 세종대로 1.5km 구간의 보행로를 대폭 확장해 서울의 '대표보행거리'로 조성하는 공사를 다음 달에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서울시는 이 공사가 자동차 중심인 기존 교통환경을 사람 중심으로 혁신하는 '도로공간재편사업'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차로 수와 폭을 줄이고 이를 통해 확보된 공간에 보행안전시설, 편의시설, 자전거 등 녹색교통, 공유교통공간 등을 조성한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이에 따라 이 구간의 차도는 현재 9∼12개 차로에서 완공 후 7∼9개 차로로 줄어들며, 넓이가 서울광장의 2배인 보행자 공간이 새로 생긴다. 또 이 구간 전체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깔리고, 여러 겹으로 심어진 나무로 '세종대로 가로숲'이 조성된다.
대한문 앞 역사문화광장은 지금의 2배로 확장되며, 숭례문을 둥그렇게 둘러싸는 보도가 만들어지고 단절돼 있던 숭례문과 남대문시장이 걷는 길로 연결된다.

서울시는 세종대로사거리∼시청앞∼숭례문교차로∼서울역교차로에 이르는 이 공사를 연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걷는 도시 서울' 정책을 상징하는 서울 대표 보행길로 확고한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자동차 중심이었던 서울의 도심을 보행자 중심으로 혁신해 관광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 보행공간 확대·자전거 전용도로
차도가 줄면서 서울광장 면적(6천449㎡)의 2배가 넘는 1만3천950㎡의 보행공간이 생긴다.

보행공간을 서로 연결하는 횡단보도는 차도보다 살짝 높고 보도와 높이가 같은 '고원식 횡단보도'로 바뀌며, 실제 보행 동선을 감안해 위치도 조정된다. 세종대로 전 구간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내년에 완공될 '한강대로 자전거도로 조성사업'과 연결돼, 광화문에서 한강까지 자전거로 달릴 수 있게 하는 것을 전제로 조성된다.
◇ 지점별 특색 살린 조경
보행공간에는 이팝나무, 느티나무, 청단풍 등 19종의 나무가 도심에 푸르름을 더하게 된다.

다양한 높이의 관목과 초화류 등이 어우러지는 '다층식재 녹지대'도 3천328㎡ 규모로 조성된다.

시청사 건너편 시의회청사 근처의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앞에는 단풍나무 숲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소나무 숲이 만들어지는 등 지점별로 특색을 살려 다채로운 경관이 어우러진다.

북창동 앞 보도 등에는 기존 은행나무 가로수 옆으로 이팝나무가 새롭게 식재돼 가로수 터널이 만들어진다.

남대문 앞 광장에는 느티나무 숲이 생겨 여름에 관광객들이 쉬어 갈 그늘을 제공한다.

서울시는 보행길 지점별로 특색있는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반영해 가로수 보호판, 방호 울타리, 디자인 벤치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 대한문 앞 보도 확장해 '역사문화광장' 조성
서울시는 대한문 앞 보도의 폭을 6m 이상 늘려 현재 넓이가 580㎡인 광장을 2배 이상으로 넓히고 '역사문화광장'으로 조성한다.

이 광장과 인근의 정동길을 연계해 다양한 역사문화 이벤트를 마련하고, 대한제국의 역사와 서울의 근현대 역사 등을 재조명하는 보행 코스도 개발키로 했다.

인근의 덕수궁길은 하반기부터 연중 내내 '차 없는 거리'로 지정된다.

서울시는 덕수궁 돌담길의 연결을 완성해 '걷고 싶은 거리, 서울'의 대표적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 숭례문 둘레를 감싸는 보도 신설
지금은 차도로 둘러싸여 있어 섬처럼 고립된 숭례문을 감싸는 500㎡ 규모의 보행공간이 신설된다.

여기와 남대문시장을 오갈 수 있는 횡단보도도 생겨 보행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서울시는 또 남대문시장 앞 광장을 느티나무가 있는 푸른 공원으로 조성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광화문에서 숭례문을 거쳐 남산과 서울로7017까지 단절 없이 보행로가 연결된다.

서울시는 세종대로 공간재편이 완료되면 북창동∼남대문시장∼서울역을 잇는 '삼각 상권벨트'가 형성돼 남대문시장의 보행 접근성이 강화되고 시너지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먹거리 골목 등으로 인해 유동인구가 매우 많지만, 보도 폭이 협소해 통행자의 불편이 컸던 북창동 일대의 상권이 활성화되리라고 서울시는 기대했다.
◇ 퇴계로 사업 마무리 단계…을지로·충무로 등은 착수
서울시는 세종대로와 함께 녹색교통지역 내 도로공간재편사업의 핵심인 을지로, 충무로, 창경궁로 사업의 설계를 마무리하고 하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또 소공로와 장충단로도 공간재편 설계에 착수했다.

퇴계로 2.6km 구간에서는 6∼8개 차로를 4∼6개 차로로 줄여 보행길을 확장하는 사업이 8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2013년 '보행친화도시', 2014년 '인도 10계명', 2016년 '걷는 도시, 서울', 2019년 '제2차 보행 안전·편의 증진 기본계획' 등 보행 장려와 활성화를 위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관련 정책을 펴 왔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된 71개 사업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대중교통 이용객이 7년간 8.6%, 유동인구는 1년간 25.7%, 연간 매출액은 8.6%가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