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꽃길만 걸어요' 최윤소 "제 꽃길은,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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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꽃길만 걸어요' 강여원 역 배우 최윤소"10년을 연기했는데, 이제야 갈증이 풀리는 것 같아요."
10년을 우직하게 연기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갈증, '꽃길'로 풀어"
지난 6개월 동안 매일 저녁 8시 30분,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 앉혔던 배우 최윤소의 필모는 화려하다. 2011년 김은숙 작가의 SBS '시크릿 가든'으로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해 SBS '무사 백동수',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 tvN '라이어 게임', '두번째 스무살', JTBC '품위있는 그녀' 등 유명 작품에서 활약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왔다. 하지만 최윤소는 "그 어떤 작품들보다 KBS 1TV '꽃길만 걸어요'가 남다르다"면서 "저의 인생드라마"라고 말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꽃길만 걸어요'는 오롯이 최윤소가 이끌어간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남편과 사별한 후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며느리, 설정만 놓고 본다면 "이게 가능해"라던 사람들도, 최윤소가 표현해낸 강여원을 보며 함께 웃고, 가슴졸이며 몰입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강여원으로 지냈던 최윤소는 "어딜가든 알아보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작품을 끝낸 소감을 전했다.
◆ 미혼인데, 엄마 역할? "거부감 없었어요."
강여원은 선하고 여리여리하지만 굳은 심지를 가진 캐릭터였다. 앞서 KBS 2TV '이름 없는 여자'에서 극강의 악녀 구해주 역할을 맡았던 최윤소가 2년 만에 전혀 다른 인물을 만나게 된 것.
연기 변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윤소에게는 첫 만남부터 고마웠던 '꽃길만 걸어요'였다. 미혼에 맡는 아이 엄마 설정에도 "제가 84년생"이라며 "저는 결혼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경험했을 법한 나이라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서 무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제 주변엔 이미 많은 기혼자들이 있답니다.(웃음) 많이 보고, 간접 경험도 많이 했어요. 무엇보다 딸로 나온 남보람(이아라)이 정말 사랑스럽고 예뻤어요. 너무 귀여워서 가방에 넣어다니고 싶을 만큼요. 몇 년 후엔 더 많은 작품에서 보일 아이가 아닐까 싶어요."또한 친모 이상으로 가까웠던 시모 왕꼰닙 역의 양희경, 러브라인을 형성했던 봉천동 역의 설정환에 대한 고마움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양희경에 대해서는 "따로 뭘 준비하지 않고, 대본만 외워가도 자연스럽게 감정이 나왔다"며 "지금 이 시기에, 어머니(양희경)를 만난건 제 인생의 행운"이라고 말했다.
◆ "2년의 공백…연기 그만 둘까 고민도"
하지만 강여원을 만나기 전까지 "연기를 그만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고. 소속사가 바뀌고, 생각보다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불안함이 커졌기 때문. 많은 히트작에 출연했지만 '최윤소'라는 이름 석자를 알리지 못한 것을 자책하며 "비행기를 탈 때, 직업란에 '배우'라고 적는 것이 어색하기도 했다"면서 "이 길이 맞는 길인지, 여기가 한계인지 싶었다"고 고백했다. "처음엔 공백이 그렇게 길어질지도 몰랐어요. 실업자가 된 거 같고, 이 에너지를 어디에 풀어야 하나 싶었죠. 나이는 먹고, 이도저도 아닌 배우가 됐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공허함도 들고, 커리어도 없는거 같고요. 그러다가 운명처럼 '꽃길만 걸어요'를 만나게 된 거에요. 사실 기대도 안했어요. 저를 믿고 발탁해준 분들을 위해서라도 해이하게 할 수 없었죠."
◆ 다시 시작된 최윤소의 '꽃길'
위축됐던 배우로서 자존감을 회복하면서 "최윤소라는 사람의로서 평가받고 싶다"는 소망도 이뤘다.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응원을 받았던 만큼, 앞으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싶다는 게 최윤소의 바람이었다. "수험생이거나, 병원에 입원하거나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우연히 '꽃길만 걸어요'를 보면서 소소한 재미를 느꼈다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제가 출연한 작품을 통해 누군가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게 너무 뿌듯하고 감사하더라고요."이제 겨우 최윤소라는 이름을 알리고, 존재감을 보인 것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했던 만큼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어머니(양희경)가 연극 '여자만세2'를 하셔서 보러갔어요. 거기에서 제 또래 여자 역할이 있는데 똑부러지는 캐릭터더라고요. 연극도 정말 좋고, 캐릭터도 욕심이 나서 '다음에 시즌3를 하게되면 꼭 불러달라'고 했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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