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대 글로벌 상장사 예상 순익, 4개월새 1074조원 줄었다

전세계 증권사들이 제시한 글로벌 1900대 상장회사의 순이익 예상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불과 4개월 만에 8700억달러(약 1074조원) 줄어들었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4월 이후 기업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어서 예상순익이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세계 시가총액 50억달러(약 6조원) 이상 기업 1900곳에 대한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이들 기업은 올해 2조9000억달러(약 3580조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말 조사로부터 4월여 만에 20%(8700억달러) 감소한 수치다. 유럽 기업의 30%, 미국 기업의 20%가 4개월 전 예상보다 순익이 줄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의 피해를 가장 크게 받는 기업은 미국 기업이었다. 미국 주요 기업의 순익은 4개월새 15% 하향 조정됐다. 자동차 생산 및 항공수요 감소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은 포드와 유나이티드항공이 올해 20억달러와 27억달러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외출제한의 영향을 받은 월트디즈니의 순익은 반토막나고, 카지노 대기업 라스베가스 샌즈의 순익은 98% 격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기업의 순익감소폭은 2%에 불과했지만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실적예상치를 적극적으로 수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독자적으로 도쿄증시 1부 상장기업의 올해 순익이 24.6%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도요타자동차와 JR도카이의 순익이 각각 20%, 30%씩 줄고,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 등 대형 항공사들은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