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메르코수르 무역협상 불참 선언…한국과의 협상도 영향

아르헨티나 "국내 경제가 우선…현재 진행 중인 협상 불참"
아르헨티나가 자국내 경제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무역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메르코수르 순회 의장국인 파라과이 외교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밤 성명을 내고 "아르헨티나가 현재 진행 중인 협상과 앞으로의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밝혔다"고 전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이 1995년 출범한 경제 블록이다.

파라과이는 "아르헨티나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더 심각해진 자국 경제에 우선순위를 두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의 이번 결정은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TA) 체결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과 메르코수르는 2018년 5월 TA 개시를 선언한 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 공식협상을 개최했다.

연내 타결이 목표였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24일 성명에서 "한국, 싱가포르, 레바논, 캐나다, 인도 등과 진행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가속하려는" 일부 회원국과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제적 불확실성과 국내 경제 상황이 이들 협상 진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는 또 이번 결정이 자국 기업과 노동자,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면서, 이미 원칙적인 합의를 마친 유럽연합(EU),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협정을 포함한 기존 메르코수르 협정엔 계속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번 아르헨티나의 결정을 두고 브라질 측 협상 책임자는 로이터에 "그들이 배를 버렸다"며 아르헨티나의 정권 교체를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지난 12월 좌파 정권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정부가 들어서면서 브라질 극우 정권과의 의견 충돌로 메르코수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아르헨티나 야권도 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중도우파 야당 연합인 '변화를 위해 함께'는 성명을 내고 "국가주의적 모델로 경제를 폐쇄한다고 우리 위기가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르헨티나는 더 많은 시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