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위한 특수학교, 서울 중랑구에 지어진다…계획 8년만에 첫 삽

부지 변경, 주민 반대로 계획안 8년간 표류
수영장 등 재활-편의시설 함께 짓는 방안으로 결론
장애인 110여 명 수용 가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왼쪽)과 류경기 중랑구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장애인 특수학교인 동진학교 설립 협약식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인 동진학교가 설립계획이 나온 지 8년 만에 첫 삽을 뜬다.

서울교육청과 중랑구청은 27일 서울 중랑구에 동부지역 특수학교인 동진학교를 설립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동진학교는 2024년 9월 개교를 목표로 중랑구 신내동 700번지 일대에 건설된다. 부지면적은 1만2511㎡(연면적 1만2000㎡)이며 수영장, 커뮤니티센터, 평생교육시설 등 복합화 시설이 함께 설치돼 지역 주민들의 여가·교육활동에도 쓰일 예정이다. 개교하면 장애인 학생 111명(18학급)이 이 학교에 다니게 된다. 학교설립에 들어가는 사업비는 총 691억원이다. 토지매입비 108억원, 건축비 452억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보전부담금 131억원으로 구성됐다. 건축비 중 150억원은 학교와 함께 건립되는 복합화시설에 쓰인다.

그동안 서울 동부지역(중랑구, 동대문구)은 특수학교가 없어 장애인 학생들이 노원구, 종로구, 광진구 등에 위치한 특수학교로 통학해야 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동부지역은 11개 서울 지역 교육지원청 중 유일하게 특수학교가 설립되지 않았던 곳으로 학생들이 하루 3시간씩 원거리 통학을 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며 “신설될 동진학교는 110여 명의 학생들에게 우수한 특수교육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동진학교는 2012년 12월 첫 설립계획이 발표됐으나 부지 확정 및 주민반대 등으로 개교계획이 수차례 미뤄졌다. 2013년 서울교육청은 중랑구 묵동 태릉중 교지 내에 학교 설립을 추진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중랑구 신내동 일대에 설립을 추진하면서 신내동 313번지로 부지를 잠정 확정했으나, 복합화시설을 설치하기에 부지면적이 좁아 결국 신내동 700번지로 변경했다.
동진학교 설립지 지도. 서울교육청 제공
부지 변경과 복합화시설 추가에 따른 예산증가로 개교 일정은 당초 계획한 2023년보다 1년 더 늦춰지게 됐다. 서울교육청은 내년 타당성조사를 마치고 2022년 설계공모에 들어간 뒤 2023년부터 공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장애인과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화시설이 필요하다는 게 장애인 학부모들과 구청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이를 위해 불가피하게 부지를 변경하고 예산이 추가되면서 개교 일정이 다소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이현배 중랑통합학부모회장도 “장애아동은 물론 성인 장애인들에게도 수영장과 같은 시설이 재활에 꼭 필요해 구청장에게 적극 건의했다”며 “개교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추후 입학할 아이들을 위해 제대로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는 지난해부터 사업 진척이 빨라지고 있다. 작년 9월 서울 서초구 나래학교가 문을 연 이후, 주민반대에 부딪혀온 강서구 서진학교도 올 3월 설립을 마쳤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지역 자치구 내 특수학교가 없는 곳은 동대문구·중랑구를 포함해 금천구 영등포구 중구 용산구 양천구 성동구 등 8개다. 조 교육감은 “특수학교를 곧바로 추가 설립하진 않을 것”이라며 “일반 학교에 특수학급 설치를 의무화하는 조례가 통과됐고, 특수학교 신설에 따른 수요 변화가 있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