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실종자 수색 재개…발견된 시신은 카트만두로 이송

봉쇄 조치로 국내 운구는 난관…외교당국 "유가족과 장례절차 협의"
한국인 실종자 시신 2구가 발견된 네팔 안나푸르나 눈사태 사고 현장에서 잔여 실종 교사 2명에 대한 수색이 재개됐다. 27일 주네팔 한국대사관 등 외교당국과 현지 산악계에 따르면 10여명의 수색대가 이날 오전 사고 현장 수색을 시작했다.

수색에는 사고 현장 인근 마을 주민수색대 6명을 비롯해 군인 4명도 가담했다.

이들은 시신 발견 지점을 위주로 집중 수색에 나서고 있다. 시신 2구는 지난 25일 눈사태 사고 현장에서 70∼80m가량 떨어진 계곡 인근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산과 계곡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좁은 길에서 발생했고, 눈사태로 발생한 눈과 얼음이 길가 계곡 아래까지 밀고 내려간 상태였다.

한 산악인은 "눈이 녹아 시신이 노출된 만큼 수색대는 바위 사이 등 사고 현장 부근 사각지대를 훑으며 수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장에는 시신이 강으로 떠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계곡 하류에 유실 방지망 등이 설치된 상태다.

26일 수습돼 사고 현장 인근 포카라의 한 병원에 안치된 시신 2구는 27일 군 헬기 편으로 수도 카트만두의 티칭 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26일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이동한 충남교육청 관계자들과 실종자 가족 1명도 최종 신원 확인 등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시신의 국내 운구나 장례 절차 관련 계획은 미정이다.

유가족의 네팔 입국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네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봉쇄 조처를 내린 상태인 데다 국제선 항공 운항도 다음 달 15일까지 중단됐기 때문이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외교당국과 유가족이 네팔에 들어가는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나 봉쇄 조치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시신을 인수하더라도 가족이 가야 하기 때문에 계속 추진하겠다"며 "이후에 장례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당국자도 "시신 운구 여부 및 장례 절차 등 후속 조치와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긴밀히 협의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은 올해 1월 17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산장(해발 3천230m)에서 하산하던 도중 네팔인 가이드 3명(다른 그룹 소속 1명 포함)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다른 그룹 소속 네팔인 가이드의 시신은 지난 2월 말 이미 발견됐고, 한국인과 동행한 네팔인의 시신은 지난 22일 발견됐다. 또 다른 네팔인 가이드 1명은 아직 발견되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