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만든 영화 '첫잔처럼', 미국 HBO서 방영

'시즌' 웹콘텐츠, 북미 첫 수출
HBO 통해 120개국서 서비스
KT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Seezn)’의 오리지널(자체 제작) 콘텐츠인 영화 ‘첫잔처럼’(백승환 감독·사진)이 미국 유력 케이블 채널 HBO를 통해 세계 40여 개국에서 방영된다. 국내 통신사 OTT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미국 주류 방송사로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는 27일 미국 HBO와 OTT인 ‘비키’ ‘ODK미디어’등 3개 채널과 영화 ‘첫잔처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첫잔처럼’은 HBO의 케이블방송과 OTT를 통해 미주(북미 및 남미)를 비롯해 유럽과 오세아니아, 아시아 지역 120여 개국에서 해당 지역 언어로 더빙해 서비스될 예정이다.화제의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을 제작한 HBO는 미국 타임워너 계열 미디어 회사로 세계 40여 개국에서 1200만 가구 이상의 시청 가구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드라마로 제작하기로 계약했다.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관계자는 “HBO가 한국의 웹 콘텐츠를 40여 개국에서 방송하게 된 것은 의미가 크다”며 “HBO가 다음달 출범시킬 자체 OTT인 ‘HBO맥스’를 국내 시장에 진출시킬 포석으로 한국 콘텐츠 수입을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HBO가 한국에 진출할 때 국내 인터넷(IP)TV 사업자와 제휴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며 “올레tv를 운영하고 있는 KT는 이 계약에 관심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KT ‘시즌’에서 지난해 10월 선보인 ‘첫잔처럼’은 KT가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겨냥해 기획하고 투자한 110분짜리 저예산 영화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늘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기만 하던 한 남자가 초능력 기운이 담긴 넥타이를 선물로 받으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KT 관계자는 “소심한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마법의 넥타이를 선물로 받고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양한 술과 음식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내용에 HBO 측이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그동안 80여 편의 오리지널 웹 콘텐츠를 제작한 KT는 최근 대만, 일본 등에 웹 드라마를 수출했다. KT 관계자는 “신진 감독들이 저예산으로 제작한 웹 콘텐츠에 글로벌 OTT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웹 콘텐츠 투자를 더욱 늘려 시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