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암 치료 효과 낮던 면역세포로 치료 효율 높인다

포항공대-자이이셀 치료법 개발…세계적 학술지 온라인판 표지논문 게재
암세포를 파괴하는 면역세포인 자연 살해 세포를 이용해 고형암에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포항공대(포스텍)는 화학과 김원종 교수 연구팀과 지아이셀이 공동연구를 통해 자연 살해 세포-암세포 면역 시냅스 형성을 이용한 고형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현재 암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수술, 방사선 요법, 화학요법이 있다.

수술과 방사선 요법은 고형암 종양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남은 세포나 전이 세포 때문에 암이 재발할 우려가 크다.

남은 세포나 전이 세포는 항암제를 투여하는 화학요법으로 치료하지만 부작용으로 사용이 제한돼 있다.

그러나 몸에는 암세포를 정상 세포와 분별해 선택적으로 사멸을 유도하는 면역 체계가 있다. 항암 면역요법 가운데 면역세포인 자연 살해 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부작용이 낮고 혈액암에서 더 효과가 좋다.

하지만 혈액암 세포와 달리 덩어리 형태인 고형암에서는 침투력이 낮아 치료 효과가 떨어졌다.

연구팀은 자연 살해 세포가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기 위해 암세포 경계면에 면역 시냅스를 형성한 뒤 낮은 산성도를 지닌 과립을 방출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면역 시냅스 부근에 산성도가 급격히 감소하리란 가설을 세웠다. 이 가설을 바탕으로 자연 살해 세포 표면에 낮은 산성도에 감응해 항암제를 방출하는 고분자 마이셀을 탑재하면 선택적으로 항암제를 방출하는 시스템을 구현할 것으로 판단했다.

고분자 마이셀은 친수성-소수성으로 이뤄진 고분자로 형성된 나노입자다.

연구팀은 자연 살해 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사멸을 유도할 때만 항암제를 방출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실제로 자연 살해 세포-암세포 사이에 형성된 면역 시냅스에서 산성도가 낮아지는 것과 선택적으로 항암제를 방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고형암이 있는 동물모델에 이 시스템을 적용한 결과 암 조직으로 항암제 전달 효율이 현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성과는 재료과학분야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최신 온라인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교신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김원종 교수는 "이 방법은 간단한 공정으로 어떤 세포에도 적용할 수 있어 현재 시판되거나 임상 시험 중인 치료법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