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의 시간' 이제훈 "저 그렇게 거친 사람 아니에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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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이제훈 인터뷰배우 이제훈이 '파수꾼' 이후 10년 만에 윤성현 감독, 박정민과 함께 '사냥의 시간'에서 호흡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파수꾼' 이어 함께한 윤성현 감독은 형제 같은 사이"
"남김 없이 쏟아내자 싶었다"
이제훈은 28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파수꾼' 부터 '사냥의 시간'에 이르기까지 윤성현 감독과는 형제같이 지냈다. 차기작 이야기를 하는데 '당연히 같이 하는 것 아니야?'라며 김칫국을 마셨다. 뭐든지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사냥의 시간' 시나리오를 읽은 이제훈은 "어서 빨리 윤 감독의 세계관을 영상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제훈은 '파수꾼' 시절을 돌아보며 "단편영화를 촬영하며 배우의 꿈을 키우던 시기였다. '파수꾼'을 통해 장편영화 주인공을 한다는 무게감을 느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시기에 윤 감독을 만나, 저라는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된 작품을 하지 않았나 싶다. 진지하면서 모든 것을 내던지는 그런 모습을 보며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제훈은 윤 감독이 하는 그 어떤 작품이든 힘이 되고팠다고 했다. 그는 "무려 9년 만에 나오는 작품이다. 깊어진 세계관, 장르적 재미를 보여주고자 하는 에너지가 가득하다"면서 "이 사람이 표현하고 싶은 영화적 구현을 배우인 저는 하나도 남김없이 쏟아내자는 생각을 했다. 그 어떤 디렉션도 받아들이고 모든 것을 다 주자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윤 감독 외에도 '파수꾼'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정민에 대해 "당시엔 연기에 대한 열정은 있는데 방법적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많을 때였다. 둘 다 영화, 드라마의 경험을 쌓으며 성숙해진 것 같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 "촬영을 하면서 '와~' 했다. 독립영화를 찍으러 다녔던 '씨네키드'였던 우리가, 장편 영화의 이런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책임지고 있구나 싶었다. 잘 하자는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이번 작품을 통해 이제훈은 자신의 한계에 다다르는 연기를 했다고 자부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쫓긴다는 공포감을 느끼는 연기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경험은 없었기에 정답이 없었다. 상상력을 발휘해야 해서 감독도, 저도 안주하지 않고 한계치까지 몰아붙일 수 밖에 없었다. 시험을 계속 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윤 감독은 이제훈을 보고 '사냥의 시간' 준석 캐릭터를 그렸다고 밝혔다. 이에 이제훈은 "저 그렇게 욕 잘하고 거친 사람 아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파수꾼' 때 저의 다양한 모습이 있었다. 친절하고 다정한 부분이 있겠지만, 상황에 대한 부조리함을 표현함에 있어 거칠게 피력했던 모습을 준석 캐릭터에 투영한게 아닌 가 싶다. 저 또한 연기하며 이질감이 없었다. 목표를 향해, 유토피아를 꿈꾸며 나아가는 모습은, 제가 연기하는 부분에서 찾아내지 않았나 싶다. 저희 한 이면을 보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이제훈은 2011년 '파수꾼'에서 흡입력 있는 연기로 인물의 섬세한 감정 변화를 완벽하게 그려내며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데 이어 그해 신인상 6관왕을 휩쓸며 충무로의 주목받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고지전', '건축학개론', '파파로티',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박열', '아이 캔 스피크' 등 다양한 작품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들을 구축하며 충무로의 대표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시그널', '여우각시별' 등 브라운관에서도 활약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로 성장하였다. 3년 만의 영화 복귀작 '사냥의 시간'에서 이제훈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계획을 설계하는 준석 역을 맡아 의리와 패기로 친구들을 이끄는 리더십 있는 모습은 물론 극한의 상황 속 폭발적인 감정 연기까지 선보이며 강렬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간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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