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5주 연속 하락…강남구 6년9개월 만에 '최대 낙폭'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시세

서울 아파트 0.07% ↓
24개구 하락 또는 보합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가 3분의 1 토막이 났다.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정부의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값도 5주 연속 하락세를 키우고 있다. 서울 전체 25개 구 가운데 구로구를 뺀 24개구의 매매가격이 떨어지거나 보합세를 기록했다.

16일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주(지난달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7% 떨어졌다. 지난주(-0.05%)보다 하락폭을 키우면서 5주 연속 내렸다. 4·15 총선에서 압승한 여당이 부동산 안정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춘 매물들을 속속 내놓고 있어서다.공시가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을 피하려는 급매물이 쏟아진 탓도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4.15 총선 결과로 부동산 안정화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 시장에선 관망세가 깊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강 이남 11개 구의 아파트 값은 두자릿 수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가 많이 떨어진 탓이다. 특히 강남구는 0.29% 내리며 서울은 물론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2013년 7월 이후 6년 9개월여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서초구(-0.27%)와 송파구(-0.17%)도 하락폭을 키웠다. 주요 재건축 단지와 고가 아파트에서 보유세 부담을 피하려는 급매물이 증가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아 강세를 이어가던 강북 지역까지 매수세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한강 이북 14개구 모두가 하락 혹은 보합을 기록했다. 마포구(-0.06%), 용산구(-0.05%), 성동구(-0.02%) 등에서 주요 단지 호가가 떨어지며 하락 폭이 확대됐다. 마포구의 인기 단지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실거래가는 몇 달새 2억원이 내렸다. 지난해 12월 16억5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이달엔 14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그간 강북 상승세를 이끌던 노원구(-0.02%)도 하락세로 전환됐다. 다만 수도권 지역에선 교통 호재가 있거나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는 여전하다. 수원 팔달구(0.39%)는 신분당선 연장, 인덕원선 건설 등 교통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화서·우만동 위주로 크게 뛰었다. 장안구(0.25%)는 송죽·조원동 위주로 상승했다. 신흥동 등에서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성남 수정구(0.46%)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지방은 보합세(0.00%)로 주춤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역경기가 부진한 대구가 0.03% 하락했다.
한편 전세시장은 집값 하락 우려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전셋값은 수도권(0.03%→0.05%)과 지방(0.01%→0.03%)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전국적으로도 지난주 0.02%에서 0.04%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다만 서울은 0.01%로 지난주(0.02%)보다 오름폭이 소폭 둔화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