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생력 없는 당 해체하라" vs 정진석 "넌더리 난다"

홍준표 '김종인 공격' 비판한 정의원 향해 "김종인에 붙었다" 비난
정진석 "막말 인내의 한계 넘어서고 있다…막돼먹은 언사 사과하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와 통합당 정진석 의원이 29일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설전을 주고 받았다. 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 당선된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이 당의 터줏대감"이라며 "뜨내기들이 주인을 내쫓고 당의 주인 행세하는 모습에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에 대해서는 "뇌물 브로커 전력이 있는 팔십 넘은 외부 사람을 들이고 거기에 매달리는 모습이 창피하고 안타깝다"며 "그런 자생력이 없는 당이라면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맹폭했다.

앞서 자신의 김 내정자 비판에 대해 "국민의 손가락질이 보이지 않느냐"고 지적한 정진석 의원을 향해서는 "자민련에서 들어와서 MB(이명박 전 대통령)와 박근혜에게 붙었다가 이제 김종인에게 붙는 걸 보니 안타깝다"며 "이런 사람들이 들어와서 설치는 건 이 당에 미래가 없는 것"이라고 저격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홍 전 대표가) 방금 대구에서 이런 막말로 나를 모욕했다"고 홍 전 대표의 발언을 옮겨 적은 뒤 "나는 권력에 줄 서지 않았다.

국민의 현명한 뜻과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인의 책무가 무엇인지 고민해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가 김종인 내정자에게 '뇌물 받아먹은 사람'이라며 욕하는 것이 비겁해 보여서 며칠 전 충고 한마디 했더니, 그걸 못 참고 나를 향해 '총질'을 하고 있다"며 "터줏대감 운운하며 공당을 자신의 사유물처럼 생각하는 전근대적인 사고에는 넌더리가 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 당이 홍 전 대표의 대권욕에 소모되어야 할 존재인가.

우리 당 구성원이 대권가도에 들러리나 서주는, 근본 없는 사람인가"라면서 "우리 당과 나라의 진로를 이야기하기 전에, 자신이 지금까지 쏟아낸 막돼먹은 언사에 대해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사과부터 하라"라고 쏘아붙였다.

또 총선 직후 홍 전 대표가 전화로 "김종인 만한 사람이 없다.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야 한다.

정 대표가 김종인을 띄워달라"고 요청했었다면서 "그때는 김종인씨가 동화은행 비리 사건에 연루됐던 사실을 몰랐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전 대표가 생각 없이 쏟아내는 막말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공인으로서의 최소한의 금도조차 없는 그가 우리 당의 미래가 될 수는 없다, 되어서는 안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맞받아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