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합심…꽉 막힌 '수출 하늘길' 뚫어

貿協 앞장서 수출 측면 지원

항공 화물 특별 전세기 띄워
반도체·진단키트 등 제때 납품
中企 "3분의 1 저렴하게 보냈다"
공기정화살균기 제조업체 퓨어시스는 최근 인도네시아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현지 주문이 세 배가량 급증했는데 현지를 오가는 항공편이 줄었기 때문이다. 화물 운송료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네 배나 치솟았다. 운송 수요 급증으로 항공편 예약조차 쉽지 않았다. 퓨어시스는 인도네시아 진출 3년 만에 시장을 확대할 기회를 날려버릴 위기에 처했다.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할까 전전긍긍했다.

한국무역협회가 때마침 손을 내밀었다. 무협은 산업통상자원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KOTRA 등과 함께 코로나19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찾아나섰다. 기업과의 면담을 통해 화물 운송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수출품 운송에 차질이 있는 기업을 조사하고, 수요를 파악한 뒤 항공사에 특별 화물기를 요청했다.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인 CJ대한통운, 케이로지 등도 섭외했다.그로부터 2주 만인 29일, 무협은 중국 충칭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특별 여객 화물기 두 대를 띄웠다. 무협 관계자는 “기업들이 현지 주문에 제때 납품할 수 있도록 최대한 긴급하게 움직였다”고 말했다. 충칭행 전세기에는 반도체 및 관련 자재, 자카르타행에는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기청정기, 섬유 등 총 34t의 화물이 실렸다.

비용은 급등한 국제 운송료와 비교해 저렴하게 책정됐다. 산업부와 무역협회가 일부 지원하고 수출 중소기업이 소폭 부담했다. 이우영 퓨어시스 대표는 “시세보다 3분의 1 정도 저렴한 운송료로 현지 의료기관의 제품 주문에 제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협은 산자부와 협의해 추가로 특별 화물기를 운항할 예정이다. 미국, 유럽 등에 수출하는 기업들의 요청이 많아 추가 수요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항공사들과 화물 적재량을 늘리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김영주 무역협회 회장은 “최근 급증한 기업들의 항공화물 수출 애로를 적극적으로 정부에 전달하고 대안을 논의한 결과 특별 전세기를 편성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수출 기업, 무역 유관기관, 정부 등과 긴밀히 협업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