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양정숙 부실검증 깊이 사과"…통합 "선거 위해 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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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의혹 일파만파더불어민주당은 비례전용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양정숙 비례대표 당선자에 대한 자격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29일 공식 사과했다.
민주 "자진사퇴가 빠른 해법"
시민당, 당선무효소송도 검토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양 당선자에 대한 비례대표 후보 검증 과정이 미흡했던 점에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시민당은 지난 28일 윤리위원회를 열고 부동산 실명제 위반과 명의신탁 의혹을 받고 있는 양 당선자 제명을 의결하고 형사고발을 추진하기로 했다.송 대변인은 “비례대표 검증 시간에 쫓기면서 (후보검증에 대해) 다소 미흡했고 내부적으로 자성하고 있다”며 “당선자가 사퇴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 당선자는 시민당 소속으로 민주당에서 특별히 조치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양 당선자는 민주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5번으로 받은 뒤 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겨 15번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민주당은 양 당선자의 복당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양 당선자가 민주당에 돌아가서 의논하고 싶다고 밝힌 데 대해 “(제명을 결정한) 시민당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양 당선자의 복당심사를 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이해해도 좋다”고 답했다.
미래통합당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퇴에 이어 양 당선자 부동산 투기 의혹사건까지 모두 21대 총선 전에 발생한 사건이라며 민주당이 알면서도 선거를 위해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김성원 통합당 대변인은 “양 당선자는 민주당의 자체 후보 출신이자 4년 전에도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인물”이라며 “민주당이 사전에 충분히 도덕적 흠결을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선거를 앞두고 비난 여론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묵인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를 알고도 방관했다면 민주당은 사실상의 공범이나 마찬가지”라고 몰아붙였다.
은폐 의혹에 대해 송 대변인은 “(지난 8일) 언론에 첫 보도가 나가기 전에는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문제를 인지했을 때는 이미 등록된 후보 신분이라 자진사퇴 외에 물러나게 하는 방법이 없었다”며 “시민당이 한두 차례 후보 사퇴를 권유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시민당은 보도가 나오기 전에 의혹 내용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제윤경 시민당 대변인은 “의혹 내용에 대해서는 7일 인지했다”며 “긴급회의를 소집해 진상조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윤 사무총장은 총선 전 민주당에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가족들의 진술 번복이 있었고 본인 주장이 달라서 진술만을 가지고 사실을 확정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시민당은 이르면 다음달 4일 양 당선자를 재산 축소 신고 등 허위 유포에 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에 동시 고발할 예정이다. 양 당선자가 의원 자격을 박탈당하면 비례대표 18번 이경수 후보가 승계하게 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