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38명 사망…2층에 18명 몰려있었다 [종합]

우레탄 작업 중 원인 미상의 발화
화재 5시간 만에 진압
인명 수색과정에서 사망자 늘 듯
2018년 1월 밀양 화재 이후 최대 인명피해
사진=연합뉴스
경기 이천시 모가면에 있는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최소 38명이 사망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발생 5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소방당국의 현장 수색작업이 이어지고 있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시32분께 이천시 모가면의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망 38명, 중·경상 10명 등 총 48명의 사상자(오후 8시39분 기준)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번 사고는 2018년 1월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 이후 최대 인명피해를 낸 참사다. 당시 세종병원 응급실에서 전기배선 문제로 화재가 발생해 47명이 사망하고 112명이 부상당하는 등 총 15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이날 화재가 발생한 신축 물류창고는 1만932㎡ 규모의 지하 2층, 지상 4층 건물로 냉장·냉동창고용이다. 당시 화재 현장에는 9개 업체 근로자 78명이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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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우레탄 작업 중 불꽃이 튀면서 유증기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초 화재 발생 장소는 지하 1층이나 지하 2층 부근으로 추정했다. 당국은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지하 2층 화물용 엘리베이터 부근에서 우레탄 작업과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 중 원인 미상의 발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는 건물 2층에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지상 2층에서 18명, 지상 1·3·4층과 지하 1층에서 각 4명, 지하 2층에서 3명의 희생자를 수습했다. 사망자의 시신은 이천의료원에 옮겨졌고 부상자들은 참조은병원 등 인근 병원에 분산 이송됐다.소방당국은 이날 5~9개 소방서가 공동 진화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관 259명과 장비 113대를 동원, 5시간여 진화작업을 벌여 오후 6시41분께 불길을 잡았다.

인명 피해가 커진 원인은 불이 발생하기 전 폭발이 먼저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망자들이 전혀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급작스런 폭발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또 불이 굉장히 빨리 확산한 것으로 보이는데 가연성 물질인 우레탄 폼과 관련된 작업을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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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 수사지휘본부를 설치하고 수습에 나섰다. 화재 진화 및 인명구조가 끝나는 대로 인적·물적 피해 확인과 화재 원인 조사 등을 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인명 구조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해 마지막 인원이 구조될 때까지 인명 구조 및 수습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7시께 화재 현장에 도착해 이천소방서장으로부터 구조 및 피해 현황을 보고받고 화재 진압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참사는 물류센터 완공 2개월을 앞두고 발생했다. 지난해 4월 23일 착공한 물류센터는 올해 6월 30일 완공 예정이었다.

이번 사고는 2018년 1월 경상남도 밀양시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 이후 최대 인명피해를 낸 참사다. 당시 세종병원 응급실에서 전기배선 문제로 화재가 발생해 47명이 사망하고 112명이 부상당하는 등 총 15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천=윤상연/하수정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