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휩쓴 이천 화재현장…"거대한 불길, 전쟁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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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38명, 중상 8명 등 사상자 48명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진 경기도 이천시 물류창고는 거대한 불길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건물 외벽은 불에 그슬려 검게 변했고 일부는 녹아 형체가 일그러졌다.
소방당국 "우레탄 작업 도중 폭발 추정"
외벽 검게 변하고 일부 녹아 형체 일그러져
경찰 수사본부 편성…화재 원인 등 조사
29일 오후 1시32분께 경기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났다. 연면적 1만여㎡ 규모의 지상 4층, 지하 2층 건물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불은 지하 2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시 현장에는 9개 업체 78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즉각 진화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화마는 대규모 사상자를 냈다.
이날 오후 9시30분 현재 38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8명이 중상, 2명 경상을 입었다. 사상자는 총 48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건물 전체에서 발견됐다. 지하 2층 4명, 지하 1층 4명, 지상 1층 4명, 지상 2층 18명, 지상 3층 4명, 지상 4층에서 4명이 수습됐다. 화재는 5시간 만에 진화됐다. 하지만 건물 내부에서는 여전히 외벽 틈새와 창문으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상태다. 그로 인해 현장 주변은 메케한 냄새로 가득하다. 소방 당국은 안전상의 이유로 건물 내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서승현 경기 이천소방서장은 이날 오후 8시30분 브리핑을 열고 "4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화재 현장을 몇 번씩 수색했기 때문에 현재의 집계가 최종 사상자 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연락이 두절된 4명 중 3명을 발견했지만 아직 1명을 아직 발견하지 못해 계속 인명 수색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번 화재 원인은 우레탄 작업에 의한 폭발일 것이라고 추정된다. 서 서장은 "우레탄 작업을 하면 유증기가 발생하는데 화원에 의해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하 2층 화물용 엘리베이터 주변에서 우레탄 작업과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을 하다가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지하 1, 2층과 지상 2, 3, 4층에서 작업하던 근로자들이 출구로 몰리면서 사망자가 늘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시 이곳에는 전기, 도장, 설비, 타설 작업자들이 있었다. 경찰은 125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했다. 화재의 정확한 원인과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목격자들은 불이 나면서 건물 안에서 최소 10여 차례 이상의 폭발음이 나왔다고 전했다. 새 빨간 화염과 검은 연기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는 설명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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