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 좋은 '브라질 듀오'…황선홍 감독, 대전에선 외인 덕 볼까

바이오·안드레, 프리시즌 연습경기서 활약
기업구단으로 거듭나 2020시즌 개막을 기다리는 K리그2(2부리그) 대전하나시티즌이 '브라질 공격 듀오'의 활약 속에 고무적인 프리시즌을 보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금지됐던 타 팀과의 연습경기가 허용된 이후 대전은 24일 청주대, 29일 청주FC를 상대로 공개 연습 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선수는 두 경기 모두 선발로 나선 '검증된 외국인 공격수' 바이오다.

지난 시즌 K리그2 전남 드래곤즈에서 후반기에만 10골을 터뜨렸던 바이오는 청주대를 상대로 4골을 폭발하며 6-0 대승을 이끌었다. 청주FC와의 경기에서는 브라질 1부리그의 명문 클럽 코린치앙스 출신의 새 얼굴 안드레가 바이오와 전방에서 호흡을 맞춰 선제골을 합작해내며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전반 26분 안드레가 측면에서 크로스로 기회를 만들었고, 바이오가 골대 앞에서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3-1 승리의 발판을 놨다.

바이오가 경미한 부상으로 보호 차원에서 전반전을 마치기도 전에 교체돼 나가며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197㎝의 장신으로 결정력이 뛰어난 바이오,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개인기를 발휘하는 안드레의 조화는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미뤄지고 연습 경기도 원활히 치르지 못하면서 새로 꾸린 팀에서 선수들의 실전 컨디션 파악에 어려움을 겪던 황선홍 감독도 두 경기를 지켜본 뒤 이들 '브라질 듀오'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황 감독은 청주FC전을 마치고 "바이오가 득점 기회에서의 마무리나 높이 등 여러 측면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되며, 컨디션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안드레는 자유로운 움직임을 주려고 하는데, 역할을 비교적 잘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대전엔 '브라질 듀오' 외에 K리그 경력을 지닌 호주 연령별 대표 출신 수비수 채프만도 가세해 탄탄한 외국인 선수 진용을 자랑한다.

이들이 얼마나 기량을 펼쳐 보일지는 대전의 승격 도전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황선홍 감독 개인에게도 하나의 도전으로 꼽힌다.

황 감독은 지난 프로 사령탑 커리어에서 유독 외국인 선수와 큰 인연이 없는 지도자로 평가받아왔다.

포항 스틸러스 시절 외국인 선수가 전혀 없는 스쿼드로 K리그1과 대한축구협회(FA)컵을 석권하며 '황선대원군', '쇄국축구'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냈다.

포항에선 구단 재정 사정 등 어쩔 수 없는 이유도 있었지만, 이후 지휘봉을 잡은 FC 서울에서도 외국인 선수 활용에선 큰 점수를 받지 못했다.

개성 강한 외국인 선수들을 팀에 맞추려고 했던 게 문제였다고 과거를 진단한 황 감독은 대전에서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황 감독은 "바이오뿐만 아니라 안드레, 채프만까지 외국인 선수들에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는다면 많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