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방위비 더 내기로 합의"…靑 즉각 부인

트럼프, 추가부담 기정사실화
靑 "아무것도 합의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많은 돈을 내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아무것도 합의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공개적으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 합의된 것으로 기정사실화해 한국의 추가 부담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한·미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그들(한국)은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며 “우리는 합의를 할 수 있다. 그들(한국)은 합의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어떤 식으로 합의했다는 것인지, 미국이 어느 정도의 증액을 원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협상 전략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에도 “한국이 우리에게 일정한 금액을 제시했지만 내가 거절했다”며 한국이 큰 비율로 방위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방위비 협상과 관련된 부분은 미·중 간의 관세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미국의 대응, 오는 11월 있을 미 대선 등 포괄적인 현안을 묻는 과정에서 일부로 언급된 수준이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 발언과 관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며 아무것도 합의되지 않았다”고 30일 밝혔다. 한·미 방위비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다 최근 증액폭 ‘13+α%’로 실무선에선 합의했다고 알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며 표류하고 있다.

임락근/김형호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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