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생활가전, 2년 연속 1분기 미국 월풀 제치고 세계 1위

1분기 매출 월풀보다 2천억원 많아…영업이익은 2017년부터 앞서
세계 '가전대장' 두고 경쟁 가열…올해는 코로나·환율 영향도
LG전자가 2년 연속 1분기에 미국 월풀(Whirlpool)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제치며 가전 '세계 1위'로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월풀은 1분기 매출은 43억2천500만달러(약 5조2천억원), 영업이익은 2억6천만달러(약 3천16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LG전자의 생활가전(H&A 본부) 1분기 매출은 5조4천180억원, 영업이익은 7천535억원이다.

LG전자 생활가전이 매출은 약 2천억원, 영업이익은 약 4천300억원 많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모두 LG전자가 월풀의 두배가 넘는다.

영업이익률은 월풀 6.0%, LG전자 생활가전 13.9%다.

LG전자 생활가전은 영업이익에선 2017년부터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엎치락뒤치락 양상이다.

LG전자 생활가전 매출은 지난해 1분기 처음 월풀을 제쳤고 2분기에도 월풀을 앞섰다.

3∼4분기에는 다시 월풀이 앞서 연간으로는 LG전자 매출이 21조5천억원, 월풀 매출이 23조5천억원이었다. 2016년만 해도 LG전자 생활가전 매출이 17조원, 월풀이 24조원으로 7조원 가까이 차이가 났지만 지난해 격차가 2조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에 LG전자가 다시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건조기,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등 이른바 신(新)가전 판매가 늘고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며 월풀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들과 신가전을 앞세워 성장하는 반면, 월풀은 수년째 매출이 23∼24조원 수준에서 정체하고 있다.
올해도 LG전자와 월풀이 선두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에어컨이 많이 팔리는 상반기 실적이 두드러지다가 하반기에 실적이 부진한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고, 월풀은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로 하반기에 실적이 상승하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처럼 상반기에는 LG전자가, 하반기에는 월풀이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과 고환율이 변수다.

미국 의존도가 더 큰 월풀이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시장 비중이 월풀은 50%, LG전자는 20% 수준이다.

고환율은 LG전자에게 불리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환율이 지금처럼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 월풀의 달러 매출을 원화로 환산한 수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에어컨 성수기 효과가 크고 월풀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더 높기 때문에 상반기까지는 LG전자가 앞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