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공장은 돌리는데…" 삼성·LG, TV가전 수요절벽에 '한숨'

세계 9개국 최장 6주간 셧다운…인도 제외 모두 가동 재개
2분기 TV·가전 해외 매출 '직격탄'…생산차질 여파도 본격 반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해외 TV·가전 공장이 재가동에 돌입하고 있다. 미국, 유럽의 이동제한 명령이 완화되고 있고 재고 상황도 안정적인 수준을 찾아가고 있어서다.

하지만 일부 유통매장은 여전히 굳게 닫혀있으며 위축된 소비심리의 회복 시점도 현재로선 예측하기가 어렵다.

여기에 스포츠 이벤트 연기, 오프라인 마케팅 중단 등이 겹치며 TV·가전 업계의 한숨 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 글로벌 생산기지 이달 전면 재개…추가 셧다운 가능성도
3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서 멈춰 섰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가전 공장이 이달내 전면 재가동될 전망이다.

이날까지였던 인도 정부의 '봉쇄령'이 2주 더 연장되면서 현지 공장 가동은 불확실해졌지만, 인도를 제외한 모든 공장은 4일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삼성전자는 9개국, LG전자는 7개국에서 공장 셧다운 조치를 취했고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6주까지 가동을 중단했다. 시작은 1월 말 중국의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24∼30일) 연장이었다.

현지 성과 직할시가 잇따라 연휴 기간을 늘리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중국 공장도 10여일간 가동을 미뤘다.
중국 톈진(天津)시가 연휴를 추가로 연장해 현지 삼성전자 TV 공장과 LG전자 에어컨 공장은 20일 가까이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3월 중순부터는 글로벌 팬데믹 여파로 중국뿐 아니라 해외 공장 곳곳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인도, 러시아, 멕시코 등지의 공장은 현지 정부 지침에 따라 가동이 일시 중단됐고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재고 등을 고려해 회사 자체적으로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특히 인도의 경우 현재까지 장장 40일간 '국가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공장도 가장 긴 시간 동안 멈춰 서 있었다.

최근에는 봉쇄 조치가 2주 더 연장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현지 가전 공장 셧다운도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도 근로자 유급 휴무 기간을 이달 11일까지로 연장해 LG전자 TV·가전 공장 셧다운도 연장될 가능성이 있고, 멕시코도 현지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공장이 예정대로 가동될지 불투명하다.
◇ "공장 돌려도…" 2분기 TV·가전 해외 매출 '비상'
문제는 해외 모든 공장을 재가동해도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달 29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분기 TV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20% 후반대로 감소했고, 2분기도 10% 초반대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2분기 판매계획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국가별 상황에 맞게 신모델 본격 판매 시점을 조정하고 있고 프로모션 계획과 마케팅 투자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조만간 (해외 공장) 조업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2분기 생활가전의 해외 매출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TV 사업은 해외 매출 비중이 기존 90% 이상에서 90% 미만으로, 가전 사업 해외 매출 비중은 65%에서 50%까지 줄어들 것으로 봤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지역 유통 매장은 여전히 폐쇄를 지속하고 있고 3∼4월 공장 셧다운 여파도 2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된다.

이 밖에 도쿄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이른바 '짝수 해 효과'가 사라졌고, 대형 오프라인 할인행사도 펼치기 어려워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공급망을 유연하게 활용하고 온라인 판매 역량을 확대해 코로나 악재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많은 국가에서 온라인 판매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홈스쿨링, 홈오피스 등 스마트TV 특장점에 기반해 차별화한 시나리오를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도 "건강관리 가전 테마를 강조하고 온라인 판매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