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석 라메디텍 대표 “바늘 없는 레이저 채혈기로 글로벌 공략”

"글로벌 의료용 레이저 제품 시장은 의료기관에서 가정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라메디텍의 채혈기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소형 레이저 제품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최종석 라메디텍 대표는 "유지보수가 어려운 고가의 대형 레이저 장비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소형 제품으로 개발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라메디텍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의료용 레이저를 연구하던 최 대표가 창업한 벤처기업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자회사인 세메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팀에서 분사한 비앤비시스템을 거쳐 2012년 창업했다.

라메디텍의 레이저 채혈기 핸디레이는 레이저로 손끝의 말초혈액을 채혈하는 제품이다. 손끝에 작은 구멍을 내 피를 뽑는다는 것은 기존 채혈침과 같지만 레이저를 활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최대 장점은 무통증이다. 핸드 드라이어보다 작은 크기 제품에 전원을 켜고 몇 초간의 충전을 거친 뒤 손끝에 대고 버튼을 누르면 순간적으로 레이저가 조사된다. 직접 체험해보니 손가락을 톡 치는 느낌만 들었다. 손끝에 구멍을 내고 가볍게 문지르면 피 한 방울이 나온다. 당뇨 환자 가정에선 통증 부담을 덜고 반복적인 채혈로 일어날 수 있는 굳은살을 막을 수 있다.

최 대표는 "글로벌 채혈 시장은 현재 8조원에서 향후 1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 중 채혈침을 활용한 말초혈액 채혈 시장도 2조원에서 3조원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라메디텍의 레이저 채혈기는 국내 유명 의료기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병의원, 헌혈의집, 건강검진센터 등 의료기관에서는 채혈 과정의 감염, 폐기물 관리 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어서다.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산병원, 가천대병원 등에서 라메디텍과 관련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밖에 국립병원 및 유명 상급 종합병원에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아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등 13개국과 총 1500만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의료기관의 수요에 맞춘 신제품 핸디레이 프로를 내놓은 라메디텍은 개인이 휴대 가능한 크기의 핸디레이 라이트를 6월께 출시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핸디레이는 레이저 조사구 끝에 1회용 캡을 씌워 오염 방지는 물론 의료 폐기물 발생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메디텍은 레이저 장비 소형화 기술을 바탕으로 미용 및 반려동물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피부과에 1억~2억원대로 공급되는 피부 치료용 레이저 기기와 동일한 파장을 내는 광조사기를 1000만원대로 낮췄다. 이를 동물병원용으로도 확장해 반려동물 피부병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다. 피부과에서 흔히 사용하는 프락셔널 레이저는 의료기기 대신 미용기기로 개발해 국내는 물론 중국 피부미용실 등에 납품할 계획이다. 라메디텍은 최근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30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70억원이다. 매출이 본격화하면 내년께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받고 2022년 중에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5~10년 이내 글로벌 레이저 의료기기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