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개헌 논란으로 국력 소진할 때 아니다"

원내대표 고별 기자 간담회
黨 일각 개헌론에 공식 선그어
"패스트트랙 역사적 책임질 것"
< “이등병의 자세로 돌아가겠다”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 오른쪽은 윤후덕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지금은 개헌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임기 종료 전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해야 할 때인데 불필요한 논란으로 국력을 소진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여권 내에 제기되고 있는 개헌론에 대해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선을 그은 셈이다.이 원내대표는 ‘오는 8일 본회의 개최 요구는 민주당이 개헌 이슈를 키우려는 목적’이라며 미래통합당이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진의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상에 국회는 개헌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고, 시한이 9일”이라며 “그날이 토요일이라 8일까지는 절차적 종료 과정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였지, 내용적 관철을 위해 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조만간 임기를 끝내고 떠나는 의원들이 개헌 관련 법안을 의결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 임기는 7일까지며 20대 국회는 이달 29일 임기가 종료된다. 이 원내대표는 개헌 논의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서는 21대 국회가 출범하면 언제든 또다시 개헌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4+1’ 패스트트랙 공조의) 혹평은 제 몫이고 영광은 모두 국민의 것으로 여기고 있다”며 “패스트트랙을 발동한 과정에서 훗날 제가 짊어져야 할 역사적인 책임이 있다면 제 몫으로 다 지고 가겠다는 다부진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통합당을 제외한 4+1 협의체를 통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담은 패스트트랙 법안 관철을 주도했다.이 원내대표는 “처음 원내대표가 됐을 때 기반이 취약해 추진력이 없을 것이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꽤 할 일을 했다는 평가가 있다”며 “유시민 선배 말씀이 고맙다”고 말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개인 방송에서 이 원내대표를 “신중하고 사심 없는 인물”이라고 평가한 데 대한 감사 인사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는 올 8월로 예정된 당대표 선거 출마와 관련해 “이등병의 자세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이등병은 당내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답하며 출마 포기를 시사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