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얼마 받나?"…알맹이 없는 재난지원금 조회 서비스

사진=연합뉴스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조회 서비스가 4일부터 시작됐지만 정확히 가구당 얼마의 지원금을 받게 되는지 공개되지 않아 국민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거주지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지원금 총액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긴급재난지원금 홈페이지(긴급재난지원금.kr)를 통해 온라인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은 지원 대상 여부와 가구원 수뿐이다.세대주가 공인인증서로 로그인을 해도 "1인 가구 40만원, 2인 가구 60만원, 3인 가구 80만원, 4인 가구 이상 100만원 지급 예정이며, 이미 지자체로부터 일부 금액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지원금이 달라질 수 있다"는 문구만 안내되고 있다.

다음주부터 생계급여 수급가구 등을 제외한 일반 가구의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되지만 아직까지도 지원금을 정확히 얼마나 받게 되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정부가 지급하고 있는 긴급재난지원금은 가구원 수가 같더라도 거주지에 따라 받는 금액이 달라진다. 정부가 각 지자체별로 따로 재원을 마련해 미리 지급한 재난지원금을 긴급재난지원금 가운데 지자체 부담 몫을 선지급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하면서다.예를 들어 경기 지역에 사는 4인 가구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100만원이 아닌 87만1000원을 지급받게 된다. 긴급재난지원금 중 지자체 몫(12.9%)을 미리 지급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지난 달부터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해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그렇다고 경기도민이 받게 되는 코로나19 관련 지원금 총액이 적은 것은 아니다. 경기 포천에 사는 4인 가구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으로 87만1000원, 경기도 지원금 40만원, 포천시 지원금 160만원으로 총 287만1000원을 받게 된다.

반면 인천시는 정부가 추진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외에 별도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은 100만원에 그친다.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거주 지역에 따라 지원금의 총액이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경기 성남에 사는 이모씨(59)는 "도대체 우리 가족이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어디를 찾아봐도 확인할 길이 없다"며 "가구원 수만 알려주는 서비스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