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기대 만큼 실망 컸을 것…국민께 사과드린다"

사진=연합뉴스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서울 강남갑)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 4일 사과했다.

태 당선인은 이날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입장문을 올려 "국민 여러분의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입장문을 통해 신중한 의정활동을 약속하기도 했다. 태 당선인은 "국회의원으로 선택해주신 이유 중 하나가 북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망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무거운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여하는 등 공식 석상에 참여하자 연일 태 당선인을 비롯해 신변이상설을 제기한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 등에 대한 비판 수위를 올렸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회의에서도 "북한 김 위원장에 대한 외부의 경솔한 반응과 일부 언론 대응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수준"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에 대해 당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압박했다.김부겸 민주당 의원도 이날 SNS에 글을 올려 "(두 당선인이)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해쳤고,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지도 않았다"며 "국방위원회나 정보위원회에서 배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북특사’를 맡았던 윤건영 민주당 당선인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위원장의 신변 관련 정보는 탈북민 네트워크로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태 당선인과 지 당선인이 앞으로 국회 활동을 하면서 1급 정보를 취급할텐데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수 측 인사들은 정부나 여당의 반응이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있다. 윤상현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은 "두 당선인을 향한 집권 세력의 배척과 배제 움직임이 도를 넘고 있다"며 "부당한 공격을 당장 멈추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상임위 배정과 관련한 여당의 비판에 "국회의원이 된 두 분은 어떤 상임위도 선택할 수 있고 국회의원으로서 취득가능한 어떤 정보도 요청할 수 있다"고 맞섰다.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대구 수성을)도 "대북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문 정권도 처음에는 당황했고 미국조차도 갈팡질팡 했다"며 "상식적인 추론을 했다는 이유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