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식 "국가 발전과 함께해 온 造船 연구 도와야죠"
입력
수정
지면A22
'한국 조선 70년' 자료 부산대 기증한“부산과 울산, 경남지역에 세계 최대 조선 클러스터가 구축되고 있고, 부산대 조선학과가 그 현장에서 실무를 해내고 있다는 뜻에서 부산대에 평생 모은 자료를 기증하게 됐습니다.”
신동식 한국해사기술회장
1961년 박정희 정부 첫 경제수석
해사정책 담당…韓 조선 산증인
'아라온' 건조 참여…설계 위상 높여
보고서 등 100여점 부산대에 기증
한국 조선업계 대부인 신동식 한국해사기술 회장(89)은 지난 1일 부산대 도서관에 70년 동안 소장해온 해사 관련 주요 기록물 100여 점을 기증했다.신 회장은 서울대 조선학과를 졸업한 뒤 1961년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및 대통령직속 해사행정특별심의위원회 위원장(장관급)으로서 한국 조선산업의 설계도를 그리고, 해사 관련 주요 정책을 담당한 해사업계 대부다. 1969년 국내 최초로 민간 선박기술 용역회사인 한국해사기술을 설립해 우리나라 최초 쇄빙선인 아라온을 비롯 심해탐사선, 원유·석유제품 운반선 등 2000여 척의 선박과 국내외 25개 초대형 조선소 건설 계획 수립 및 설계에 참여하는 등 한국 조선 설계기술 위상을 높인 공적을 인정받고 있다.
신 회장은 30대 때부터 부산과 울산, 경남 거제를 중심으로 한국 조선산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창의적인 기술개발을 해왔다는 점을 평가받아 지난해 11월 부산대에서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번에 부산대 도서관에 기증한 자료는 신 회장이 그동안 소장해온 해사 관련 주요 정책 보고서, 대통령 친필 서명이 담긴 결재 문서, 사진 등 사료적 가치가 있는 주요 기록물 100여 점이다. 부산대는 신 회장이 기증한 자료를 정리해 도서관에 특별 코너를 만들기로 했다. 자료를 디지털화하고, 한국 조선산업 태동에 관한 디지털 스토리텔링 작업을 해 교내외 이용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기증을 통해 부산대는 우리나라 조선해양사 발자취를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자료를 도서관이 수집·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정보 욕구를 충족시키고 학문 연구를 장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신 회장은 기증 협약식에서 “부산대에서 지난해 9월 특별강연을 했고, 11월에는 조선인으로서 처음으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며 “부산대가 한국 조선산업과 국가 발전의 중심 역할을 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호환 총장은 “신동식 회장의 자료를 통해 한국 조선산업 역사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1위 조선산업을 이룬 한국인의 저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문제와 난관을 해결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