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찬의 핀테크 짠테크] '항공덕후' 기대 못미친 대한항공카드

'강력한' 마일리지 혜택 없고
새로 누릴 만한 서비스도 부족
탑승권 모양의 디자인으로 ‘항덕(항공 덕후)’들의 마음을 뒤흔든 카드가 지난달 출시됐다. 대한항공이 현대카드와 함께 내놓은 ‘대한항공카드’다. 030, 070, 150, 더퍼스트 등 총 네 종으로 구성됐다. 카드 이름은 ‘더퍼스트’형을 빼고 모두 해당 카드의 연회비에서 따왔다. 연회비는 종류별로 각각 3만·7만·15만·50만원이다.

대한항공이 신용카드를 출시하며 가장 먼저 앞세운 건 ‘강력한 마일리지 적립 혜택’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강력한’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다. 기본 적립률은 1000원당 1마일리지다. 비슷한 혜택을 주는 카드는 수두룩하다. ‘최대 5마일 적립’이라고 홍보하지만 이는 해외 가맹점, 특급호텔 등 일부 특정 업종에서 연회비 50만원짜리로 결제했을 때만 가능한 이야기다.신규 발급 시 주는 보너스 마일리지도 기대에 못 미친다. 연회비에 따라 3000~1만5000마일리지가 제공된다. 그것조차 100만원 이상을 해당 카드로 써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해외 항공사 PLCC는 어떨까. 대한항공카드 ‘더퍼스트’(연회비 50만원),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급형 ‘인피니트’(525달러), 일본항공의 최고급형 ‘플래티넘’(3만4100엔)이 비교 대상이다.

더퍼스트 카드는 자사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발급하지만 정작 우수 고객에 대한 혜택이 부족하다. 모닝캄 등급 이상의 회원이 이 카드를 발급받아 ‘새로’ 누릴 만한 서비스가 없다. 해외 항공사 PLCC는 다르다. 최고급형 카드에는 수하물이나 항공기 우선 탑승 등의 우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라운지 이용도 마찬가지다. 더퍼스트 카드는 매년 5회 공항 라운지 이용권을 준다. 하지만 정작 자사 운영 ‘KAL 라운지’는 빠져 있다. 반면 유나이티드 최고급형은 ‘유나이티드 클럽’의 멤버십을 부여한다. 일본항공은 자사 운영 라운지는 물론 세계 1300여 곳의 라운지 이용 혜택을 준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지금까지 나온 마일리지 적립 카드와 뭐가 다른데?” 대한항공카드는 이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을 찾아야 한다.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