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확대로 PC 수요 급증…D램값 12% 올라

10개월 만에 3달러선 회복

올 들어 4개월째 가격 오름세
中 공장 재가동하며 소비 늘어
세계 D램 가격이 올 들어 4개월 연속 오르며 지난달 3달러 선을 회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이 늘어 PC 수요가 증가한 데다 중국 공장이 재가동하면서 가격을 끌어올렸다.

4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DR4 8기가비트(Gb)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 평균 3.29달러였다. 전달 31일(2.94달러)에 비해 11.9% 올랐다. D램 가격이 3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월간 상승폭도 2017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12월까지 1년 내내 하락하다 올해 1월 반등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 연초 대비 15.8% 뛰었다.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로 비대면 근무·강의용 PC 판매가 늘어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데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를 서버와 PC용 반도체 시장이 상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미리 반도체 재고를 확보하려는 수요 업체들이 주문량을 늘린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중국 공장들이 최근 재가동하면서 밀린 주문이 몰린 영향도 컸다.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가동률을 회복한 중국 공장들의 PC D램 주문량 급증이 2분기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D램 가격이 5~6월에도 3달러 선을 유지하겠지만 상승폭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대부분 고정거래 물량의 공급계약이 분기 단위로 체결되는 만큼 추가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대부분 고객사와 2분기 D램 공급물량 가격 협의가 끝났다”고 말했다.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 가격이 4분기부터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서버용 D램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반기에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생산량도 작년보다 11.3%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