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초·중·고 순차 등교…개학 하자마자 '벼락치기 중간고사'

개학 연기 73일 만에 대면 수업 시작

입시 일정·돌봄 부담 우선 고려
중·고교생은 고학년부터
초등생은 저학년부터 개학
오는 13일부터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이 순차적으로 정상 등교를 시작한다. 지난 3월 2일 개학이 연기된 지 73일 만이다.

교육부가 4일 발표한 등교개학 지침은 중·고교는 고학년부터, 초등학교는 저학년부터 개학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유치원 역시 초등 1~2학년과 같은 이달 20일 개학한다. 입시를 앞둔 고3 학생과 아이 돌봄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 학부모를 우선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중·고교 저학년 학생은 등교개학을 하자마자 중간고사를 치르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등교하자마자 중간고사

13일부터 등교개학을 순차적으로 시작하면 일선 고교에서는 중간고사를 5월 말에서 6월 중순에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등교 시점이 달라 중간고사를 치르는 시점도 학년별로 달라질 전망이다.

내신이 학생부에 반영되는 고등학교에서는 일정이 빠듯하더라도 중간고사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지침상 중간·기말고사는 등교 후 지필평가가 원칙이기 때문이다. 학교장 재량에 따라 중간고사를 수행평가 등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앞서 서울교육청도 “중간고사를 수행평가로 대체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가 학부모 반발로 “학교가 융통성 있게 결정하면 된다”고 해명했다.교육부는 등교개학 전까지 각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학사 운영 및 평가 지침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고교는 내신 공정성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도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공정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별도로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다수 고등학생은 등교 후 한 달도 채 안 돼 중간고사를 치러야 한다. 경기 안산시의 한 고교에 재직 중인 교사 A씨는 “학생들에게 등교 후 2주 후 중간고사를 치른다고 안내가 나갔다”며 “일정이 빠듯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여름방학도 2주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법정 수업 일수를 충족하면서 중간·기말고사를 모두 치르려면 방학을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 현재 고3 학생의 수업 일수는 177일, 고1~2학년은 173일이다.

돌봄 부담 큰 유치원 먼저 개학교육부는 초등학생에 대해서는 거꾸로 저학년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하도록 조치했다. 유치원도 초1·2학생이 등교하는 20일 개학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실상 등교개학과 같은 상태가 된 데다 학부모의 돌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초 교육계에서는 초등 저학년과 유치원은 등교개학에서 가장 후순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어린이집·유치원 개학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실제 어린이집 개원은 정해지지 않았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개학을 앞당긴 데 대해 “학생 발달 단계상 원격수업보다는 대면수업이 효과적이고, 초등 돌봄 긴급 참여자 대다수가 이미 저학년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지역별 감염 상황도 고려해 재학생이 60명 이하인 소규모 초·중학교의 경우 13일부터 먼저 등교수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시기와 방법은 시·도별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이와 함께 △학년별·학급별 시차등교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병행 △수업 시간 탄력적 운영도 도입하기로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