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국가들, 코로나19 봉쇄령 잇따라 완화…일부 '조마조마'

베트남, 전국에서 등교 시작…라오스·싱가포르도 부분 등교 준비
태국·말레이시아도 봉쇄령 완화…캄보디아는 '긴장 모드' 유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잇따라 봉쇄령 또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유지되고 있어 조마조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남아에서 가장 먼저 이동제한 등을 푼 나라는 베트남이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23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원칙적으로 해제하고 식당 등 일부 서비스 업종의 영업을 허용했다. 서민의 발인 대중교통도 순차적으로 운행을 재개하고 지방정부별로 중·고교 고학년부터 부분 등교를 시작했다.

지난달 16일 이후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덕분이다.

응우옌 쑤언 푹 총리는 지난달 28일 각료회의에서 코로나19 퇴치 성공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도 지역사회 감염사례가 발생하지 않아 4일에는 전국 63개 모든 대도시 및 지방성에서 부분 또는 전면 등교가 이뤄졌다.

휴교령을 내린 지 3개월 만이다.

라오스 정부도 4일 봉쇄령을 완화했다. 보건 당국은 최근 20일 이상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반인의 외출이 허용되고 시내와 주(州) 안에서는 이동이 자유로워졌다.

또 정부 기관과 민간기업의 활동을 정상화했고, 식당 등 일부 서비스 업종이 다시 문을 열었다.

오는 18일에는 초·중·고교 졸업반 학생들이 등교한다.
이에 앞서 3일 태국에서는 식당, 시장, 골프장, 미용실 등이 영업을 재개했고, 주류 판매도 다시 허용했다.

최근 일주일째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를 유지하는 등 본격적인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3일 신규 확진자가 3명이라는 정부 발표와는 달리 남부 얄라주(州)는 40명이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혀 신뢰성 논란이 일고 있다.

4일에도 남부 송클라주(州) 이민자 보호소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18명 늘었다.

필리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는 15일까지 봉쇄령을 연장한 메트로 마닐라와 중부 세부주(州), 남부 다바오시 등 8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이달 1일부터 저강도 사회적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그러나 최근 하루 2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4일에도 26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는 9천485명으로 증가했다.

확진자 가운데 사망자도 속출해 누적 사망자는 623명으로 집계됐다.

동남아에서 누적 확진자가 가장 많은 싱가포르도 신규 확진자 대다수가 기숙사에 거주하는 해외 이주노동자들이기는 하지만 최근 나흘간 신규 확진자가 932-447-657-573명으로 널뛰기 양상을 보였다.

특히 지난 3월 말 개학을 강행했다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어져 보름여 만에 재택수업으로 전환한 뼈아픈 기억을 안고 19일부터 졸업반 학생을 중심으로 일부 등교를 허용하기로 해 조마조마한 상황이다.

싱가포르는 또 12일부터 가내 제빵업이나 이발소, 세탁업소 등의 영업을 재개한다.
지난 3월 18일 이동제한령을 발동해 생필품 구매 등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외출을 엄격하게 막았던 말레이시아도 4일 식당 영업 재개를 허용하는 등 봉쇄령을 상당 부분 완화했다.

그러나 전날 신규 확진자가 122명 발생했고, 4일에도 55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반면 캄보디아는 공식적으로 최근 20일 이상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각급 학교 휴교령을 유지하며 영화관, 마사지숍 등의 영업을 금지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이어가고 있다. (방콕 김남권 하노이 민영규 자카르타 성혜미 특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