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발디·피아졸라…한경필이 선사하는 '봄밤의 클래식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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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광림아트센터서 한경닷컴 신춘음악회화사한 비발디의 ‘사계’ 중 ‘봄’부터 북유럽 서정이 배어나는 그리그의 ‘홀베르그 모음곡’, 영국 민요 선율이 흐르는 존 루터(75)의 ‘현을 위한 모음곡’, 바다 냄새 물씬 풍기는 피아졸라의 ‘항구의 봄’까지.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따스한 봄밤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클래식 향연을 펼친다. 7일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열리는 ‘한경닷컴 신춘음악회’를 통해서다.
두 번째 무관중·온라인 공연
유튜브·한경닷컴에서 생중계
이번 음악회는 한경필하모닉이 지난달 27일 ‘코로나19 극복 기원 신춘음악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한 무관중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이다. 한경필하모닉 유튜브 공식 계정과 한경닷컴 공연실황 코너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된다. 온라인 공연의 특성을 살려 이번에도 류태형 음악평론가가 진행을 맡아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류 평론가는 “서정적인 곡들을 지난달 공연처럼 빼어난 연주와 음질로 들을 기회”라며 “실황인 만큼 생동감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공연에서도 현악 오케스트라 중심의 실내악 연주를 들려준다. 첫 무대는 지난 공연과 같다. 안영지(플루트) 안중현(오보에) 박진오(클라리넷) 이은호(바순) 임은진(호른)이 목관 5중주로 편곡한 차이코프스키의 ‘꽃의 왈츠’를 들려준다.
본 공연의 첫 프로그램이 독특하다. 비발디의 바이올린협주곡 ‘사계’ 중 ‘봄’과 피아졸라의 탱고음악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항구의 봄’을 연이어 들려준다. 1727년 이탈리아 작곡가와 1970년 아르헨티나 작곡가가 각국의 봄 풍경을 선율로 옮긴 음악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무대다. 나른하고 온화한 봄을 그려낸 비발디와 달리 피아졸라의 봄은 뜨겁다.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강렬한 태양볕을 탱고 선율로 풀었다. 항구에서 출항을 기다리는 선원들이 지루함을 달래려 춤을 추던 노래를 따왔다. 한경필하모닉의 두 악장이 바이올린 독주자로 나선다. 김현남 악장이 비발디의 ‘봄’을, 정진희 악장이 피아졸라의 ‘봄’을 연주한다.
메인 프로그램은 한경필하모닉 현악 파트 정단원들이 연주하는 모음곡이다. 먼저 영국 성가 작곡가 존 루터의 ‘현을 위한 모음곡’을 들려준다. ‘어 로빙(A-Roving)’ ‘오 왈리 왈리(O Waly Waly)’ 등 잘 알려진 영국 민요 네 곡의 선율을 바탕으로 작곡한 네 개의 클래식 소품을 모은 작품이다.이어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의 ‘홀베르그 모음곡’을 연주한다. 1884년 덴마크 극작가 루드비그 홀베르(Ludvig Holberg·1684~1754)의 탄생 200주년 기념제를 위해 작곡한 작품이다. 원제도 ‘홀베르그의 시대로부터’다. 바흐와 헨델이 즐겨 작곡한 18세기 바로크시대 프랑스 모음곡 양식으로 구성됐다. ‘전주곡-사라방드-가보트와 뮈제트-에르(아리아)-리고동’의 5개 소품으로 이뤄져 있다. 바로크 음악과 19세기 후반 북유럽의 낭만주의·민족주의 색채를 함께 느낄 수 있다. 그리그 특유의 발랄한 감정과 우수어린 감성이 묻어나는 곡이다.
마지막으로 공연에 참여한 모든 연주자가 무대에 나와 홍난파의 가곡 ‘고향의 봄’을 앙코르곡으로 들려준다. 류 평론가는 “영국 민요에서 따온 루터의 모음곡, 바로크 춤곡 형식의 홀베르그 모음곡 등 친숙한 선율을 들을 수 있다”며 “클래식 입문자들도 클래식 음악이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