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재개발'로 공급 절벽 막겠다지만…사업성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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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2년까지 서울에 7만가구 추가 공급정부가 도심에 공공이 개입하는 재개발 사업을 활성화하려는 것은 서울 주택 ‘공급절벽’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최근 3년간 4만 가구 이상을 유지해온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내년부터 급감할 전망이다. 공급 부족으로 서울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는 점도 감안했다.
임대물량 늘리면 다양한 혜택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공급대책이 “벼랑 끝에 몰린 사업장엔 반가운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재개발 사업에 공공이 참여하면 사업성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제외해준다 해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가 여전할 수 있다. 일반분양 물량의 절반을 공적임대 물량으로 내놔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공공 재개발은 분상제 제외”
정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 공공이 시행사로 참여하는 사업지를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해 분양가 상한제 제외, 용도지역과 용적률 상향 등의 혜택을 줄 방침이다. 예를 들어 2종 주거지역은 3종 주거지로, 주거지역은 준주거지역으로 종 상향을 해준다. 용적률도 법적 상한 이상으로 올려줄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반시설 기부채납(공공기여) 수준을 완화하고 용도지역·용적률을 상향할 경우 적용되는 공공임대주택 기부채납 비율을 낮춰준다. 이와 함께 인허가를 대폭 앞당겨 구역지정부터 착공까지 10년 이상 걸리던 사업기간을 절반(5년)으로 단축할 방침이다. 분양가 상한제도 적용하지 않는다. 대신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50% 이상을 공적임대로 공급해야 한다. 또 전체 물량의 최소 20% 이상을 공공임대로 제공해야 한다. 일반분양분은 최대 10년간 전매를 제한하고, 5년 거주의무를 부여한다.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재개발 구역 가운데 10년간 조합설립인가도 못하고 사업이 정체된 구역이 102곳에 달한다. 대부분 강북지역이다. 정비업계에선 미아·장위 등 과거 뉴타운으로 지정된 뒤 해제된 곳을 유력한 후보지로 보고 있다. 용산 한남3구역 등 알짜 사업지는 공공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작지만 장기간 재개발 사업이 중단된 곳은 공공 재개발을 택할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용산 정비창에 ‘미니 신도시’
정부 도심 유휴부지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방안도 내놨다. 먼저 용산역 정비창 부지를 개발해 8000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정비창 부지는 2012년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지에 포함됐으나 본사업이 좌초하면서 오히려 시행사와 코레일 간 법적 분쟁의 대상이 됐다. 작년 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좌초의 책임을 묻는 지루한 소송전에서 승소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 부지는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개발하게 될 것”이라며 “아직 계획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8000가구 중 5000가구 이상을 분양주택으로 공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말 구역지정을 끝내고 2023년 말 사업승인을 받을 예정이다.코레일이 보유한 다른 부지는 서울역 북부역세권(516가구)과 오류동역(360가구), 오류동 기숙사(210가구) 등이 있다. 국공유지 중에서는 서울 중구청사 부지(500가구)와 흑석동 유수지(210가구), 영등포 해군복지단(110가구) 등이 발굴됐다. 대치동 코원에너지(149가구)와 역삼동 스포월드(185가구)는 사유지인데, 소유자가 용도지역 변경 등 혜택을 보는 대신 공공시설과 공공주택 등을 지어 기부채납한다.
“공공 재개발로 규제 계속” 우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에 대해 “주택 공급 보완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용산 정비창 부지 개발 외에는 대부분 소규모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방안이라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공 재개발은 소규모 구역을 위한 사업 방식으로 주택시장에 확실한 공급 신호와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업 추진이 절실한 사업장은 공공 재개발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규모 알짜 사업지는 외면할 것”이라고 했다.강영훈 부동산스터디 카페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서 제외된다 해도 HUG의 고분양가 관리를 받기 때문에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최진석/이유정/전형진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