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더위 속 거리두기…얇고 착한 마스크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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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5매 1000원 부직포 마스크 구해보니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바뀐 첫날인 6일, 마스크 수급이 안정화되고 있지만 생활용품숍에서 판매하는 얇은 재질의 '착한 마스크'는 여전히 품귀현상을 빚고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날씨 더워지며 '부직포 마스크' 수요 늘어
▽ 15매 1000원 마스크 품귀, 소비자 헛걸음
▽ "덴탈 마스크도 공적마스크로 팔자" 청원글도
대표적인 생활용품숍인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마스크는 '착한 마스크'라고 불린다. 소비자들이 다이소를 찾는 이유도 단연 값싼 '착한 가격' 때문. 코로나 사태로 마스크 수요가 늘어났을 당시 제품의 가격을 올리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자 다이소 마스크는 '착한 마스크'라고 불렸다.현재 다이소는 KF 마스크 1매당 1000원, 부직포 마스크는 15매에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마스크는 쉽게 구할 수가 있을까.기자는 6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다이소 매장을 찾아 부직포 마스크를 구매해보기로 했다. 매장 진열대에 면마스크의 재고는 많이 남아있었지만 얇은 부직포로 만들어진 일회용 마스크는 이미 동이 난 상태였다.
계산대에 있는 직원에게 언제 방문해야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느냐고 묻자 "매일 들어오지는 않고 화·목·토에만 제품이 들어온다. 시간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착한 마스크를 사지 못한건 기자뿐이 아니었다. 같은 날 서울 양천구의 한 다이소 매장을 찾은 주부 박모씨(53)는 매장 오픈 시간에 맞춰 점포를 방문했지만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더이상 KF 마스크를 쓰지 못할 것 같아 얇은 부직포 마스크를 사러왔다"면서 "코로나 사태 이전에 이곳에서 마스크를 30매에 2000원에 샀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공적마스크 공급이 안정화됐다기에 민간에도 마스크가 잘 공급될 줄 알았는데 재고가 전혀 없더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 용산구의 다이소 매장을 찾은 대학생 황모씨(22) 역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며 정부가 얇은 마스크를 써도 된다고 발표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데 막상 저렴한 마스크 구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에서는 부직포 마스크가 50매에 1만원 선에 판매된다"면서 "다이소 제품의 가격이 훨씬 저렴해 방문했지만 역시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정부는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KF94, N95등 방역용 마스크가 아닌 얇은 마스크를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의심환자를 돌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KF80이나 덴탈마스크, 그 외 다른 종류의 마스크를 써도 감염 예방 또는 생활방역을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정부의 이같은 지침 발표에 따라 부직포·덴탈 마스크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이소 관계자는 "날씨가 더워지며 얇은 마스크를 찾는 소비자가 특히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마스크 생산업체들이 공적 마스크 생산을 위해 KF 마스크를 만드는데 집중하다 보니 부직포 마스크 생산량은 줄어든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이소 각 점포에 얇은 마스크가 입고되고 있지만 입고되는 즉시 재고가 동나고 있다"면서 "정확한 입고 시점은 각 점포의 직원에게 물어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덴탈 및 부직포 마스크도 공적 마스크로 판매해달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청원인은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흡기가 약한) 아이들을 위해 KF94, KF80이 아닌 덴탈 마스크를 사려고한다"면서 "덴탈 마스크도 공적마스크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아이가 숨막혀 죽을까봐 발 벗고 나선다"라면서 "예년 가격은 아니더라도 덴탈마스크의 가격이 더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이 청원 글에는 약 1200명이 동의한 상태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