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옛 미군부대 정화지역서 기름층 발견…시료 채취 분석

문화재 시굴 과정서 제기돼…춘천시 2주 내 오염도 발표

강원 춘천시가 도심 내 옛 캠프페이지 부지에서 기름층으로 보이는 토양이 발견돼 사실확인에 나섰다.
춘천시는 근화동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 개발을 위한 문화재 시굴 조사 과정에서 기름이 발견, 토양 오염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시료를 채취해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 등 2곳에 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토양 오염에 대한 우려는 해당 발굴터의 지표층 아래에 검은색 기름층이 형성돼 있는 데다 폐기름으로 추정되는 냄새가 나 유출 기름이 땅 밑으로 파고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앞서 국방부 조사에서는 2005년 3월 미군기지 폐쇄 이후 해당 부지 유류저장시설이 있던 일부 지역의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조사결과 토양에 총석유류탄화수소(TPH)를 비롯해 휘발유에 포함된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 등 4개 성분인 BTEX 등 오염면적이 모두 6만여㎡에 달했다.
이에 2009년 9월부터 추가조사를 포함해 2012년 10월까지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해 환경오염 정화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이번 시굴 구간에서 오염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결과에 따라 부실정화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특히 상당량의 기름층이 발견될 경우 춘천시가 이 일대 계획 중인 시민복합공원 조성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오염 민원 제기돼 춘천시가 이 일대 주변 9곳에 대해 시료를 채취해 분석했지만, 3곳에서 일부 토양에 기준치를 넘지 않는 10% 수준의 오염도를 확인한 바 있다.

캠프페이지(67만여㎡)는 6·25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도시 중심인 근화동에 군수품을 공급하는 비행장 활주로 위주로 건설됐다. 지난 1983년 5월 5일 오후 당시 중공 민항기가 캠프페이지에 불시착, 송환문제로 정부 당국자 간 첫 교섭이 이뤄지면서 한중 수교의 물꼬를 튼 역사적 무대가 되기도 했다.

이러던 중 1990년대부터 도시 발전이 가속화되자 도시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했고, 헬기 이·착륙으로 인한 소음공해 등으로 부대 이전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후 지난 2005년 부대가 폐쇄되자 2008년 캠프페이지를 가로지르는 관통도로가 개설됐으며, 주변에 봄내체육관과 수영장 등 일부 시설만 들어선 상태다.
춘천시 관계자는 "현장 확인 결과 냄새나 기름띠가 미미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기준치 적합 여부 등 정밀조사를 위해 시료를 채취해 분석할 예정"이라며 "기름이 나온 지점을 중심으로 채취한 시료 결과는 2주 이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