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3만명 넘은 英…내주부터 봉쇄조치 완화

영국이 다음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한 외출금지령 등 봉쇄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이날 유럽 국가 중 가장 먼저 3만명을 넘어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는 6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열린 대정부질문(Prime Minister’s Questions·PMQ)에서 “일요일인 오는 10일 봉쇄조치 출구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다음날인 11일부터 봉쇄조치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존슨 총리는 봉쇄조치를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공영 BBC는 “내주부터 더 많은 야외활동이 허용되고, 직장에서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근무하는 것이 허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3월23일부터 외출금지령과 상점 폐쇄 등 봉쇄조치를 발령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이날 3만7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대비 649명 늘었다. 누적 사망자 수가 3만명을 넘은 것은 유럽 국가 중 영국이 유일하다. 영국의 사망자 수는 7만명을 넘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다.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도 20만1101명을 집계됐다. 전날(19만4990명) 대비 6111명 증가했다. 유럽에서 확진자 수 20만명을 넘은 국가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이어 영국이 세 번째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이날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정부 실패를 신랄하게 지적했다. 그는 “영국이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에서 사망자를 가장 많이 낸 국가가 됐다”며 “이것은 결코 성공으로 바라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가 최근 기자회견 때 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해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힌 대목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존슨 총리는 “전 세계의 사망률을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시기에 맞춰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