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기의 청년고용', 정책 우선순위에 몇 번째쯤 있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청년 고용 현황 및 정책제언’ 보고서는 지난 1분기 전 연령대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 청년 고용난이 ‘코로나 쇼크’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만성화된 문제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올 1분기 42.6%로 내려갔지만 작년 1분기 42.9%에서 4분기 44.1%로 매분기 올랐다. 정부가 지난해 9월 “청년고용률이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자신감을 보인 근거였다.

하지만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25∼29세 인구 비중이 커지는 것만으로도 청년고용률이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착시라는 게 KDI의 지적이다. 연령별(1세 단위)·성별 인구 비중을 감안해 다시 뽑아보면 2016년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추세적인 하락세라는 것이다. 그 이유로 KDI는 정년연장 효과가 2017년부터 본격 나타난 점과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청년 취업비중이 큰 서비스업 일자리가 많이 사라진 것을 꼽았다. 더구나 2분기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하면 청년 채용이 1년 내 10만 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KDI는 우려했다.그러나 청년 고용위기의 핵심 원인이 이뿐만은 아닐 것이다. 정부가 밀어붙인 주 52시간 근무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고용·노동 관련 정책들이 대부분 기업이 신규 채용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미 취업한 근로자의 지위가 공고해졌지만 청년들에게는 취업이 더욱 ‘좁은 문’이 된 것이다.

지금도 청년층 고용확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 정책 우선순위에 청년 고용대란을 해소할 대책은 몇 번째쯤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신규 채용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풀고 민간의 활력을 되살리지 않는 한 결코 풀리지 않을 문제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