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장중 달러 대비 가치 역대 최저 기록

1달러당 7.2375리라…2018년 금융위기 당시 1달러당 7.2362리라
터키 재무 "외화보유액 충분…G20과 통화 스와프 체결 중요"
7일(현지시간) 터키 리라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장중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달러 대비 리라화의 가치는 전날보다 0.6% 하락한 1달러당 7.2375리라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8년 8월 '터키 금융위기' 당시 기록된 1달러당 7.2362리라를 경신한 것으로, 1달러당 6리라 전후에서 거래된 연초와 비교해도 약 20% 하락했다.

2018년 금융위기 당시 터키는 미국인 목사 투옥과 관세 갈등 등으로 대미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리라 폭락사태를 겪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터키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이번 주에만 적어도 15억 달러(약 1조8천300억원)를 팔았다"고 전했다.

터키 중앙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터키의 외화 보유액은 920억 달러다.

한국의 외화 보유액 4천억 달러와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은 터키의 순 외화보유액은 연초보다 150억 달러가량 줄어든 250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이마저도 "우리가 계산한 바로는 스와프(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 거래를 통해 빌려온 자금을 제외하면 터키의 보유 외환은 이미 0 이하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터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나, 터키 정부는 IMF에 손을 벌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은 전날 투자자 설명회에서 "중앙은행의 보유 외화는 충분하다"며 "IMF에서 돈을 빌려올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바이라크 장관은 "IMF 차입 대신 주요 20개국(G20)과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